아이티랩 - ‘중국 뛰는데, 한국은 걸음마’…슈퍼컴퓨터 현주소는?

중국의 슈퍼컴퓨터인 ‘Tianhe-2’ <출처=CCTV 캡처>

중국 신화통신은 최근 1ExaFLOPS 이론 피크 성능(Rpeak)을 가진 차세대 슈퍼컴퓨터 ‘천하 3호 (Tianhe-3)’를 공개하고 연내에 검증 시스템의 중요 기술을 완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국가병렬컴퓨팅기술센터(NRCPC:National Research Center of Parallel Computer Engineering & Technology) 응용개발부의 맹상비(孟祥飛) 부장은 “천하 3호는 자체 기술 프로세서, OS 알고리즘과 통신 환경 등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라며 향후 일정에 대해 “시제품은 2018년 초에 구축을 완료, 테스트에 들어가는데 2020년에는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ExaFLOPS는 부동 소수점 연산을 1초에 1×1018번 실행할 수 있는 성능으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의 약 10배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슈퍼컴퓨터 기술 수준은 중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최근 알파고의 활약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가 크게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 바로 슈퍼컴퓨터 기술이다. 지금 각국은 인공지능,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그리고 이를 위한 고성능 컴퓨팅 기술에 주목하고 자본과 기술력을 총동원하는 상황에 있다.

이에 정부도 지난 2011년 슈퍼컴퓨터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국가 초고성능 컴퓨터 활용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나오고 법령은 물론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나왔다. 당시 관계자들은 2017년까지 세계 7대 슈퍼컴퓨터 강국이 되겠다는 야심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 지금 슈퍼컴퓨터 기술은 기대 이하이고 수준도 답보상태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2016년 상반기까지 우리나라 슈퍼컴퓨터의 총 연산 능력이 중국의 천하-2의 10%도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이도 있다. 천하 2호는 이번에 발표된 천하 3호의 이전 모델이다.

한국 KISTI 슈퍼컴퓨팅센터. <출처=KISTI>

우리 정부는 다시 2016년에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경기가 국제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자 다시 새로운 계획을 발표했다. 미래부의 고성능 컴퓨터(HPC)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매년 100억원 가량을 투입해서 2020년까지 1페타플롭스급 이상의 슈퍼컴퓨터를, 그리고 2025년까지 30페타플롭스급 이상의 슈퍼컴퓨터를 만든다는 것이다.

슈퍼컴퓨터 개발을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초고성능컴퓨팅(HPC) 사업단’을 설립하고, 사업단에 매년 100억원 내외의 연구 개발비를 지원할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계획마저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 언론이 4년간 겨우 세 번 회의를 열었다고 비판하자 주무 당국자는 작년 가을에 “미래부는 관계기관과 함께 선진국 수준의 초고성능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위한 국가초고성능컴퓨팅센터(KISTI) 슈퍼컴퓨터 5호기(이론성능 25.7PFlops)를 2017년말 도입하고 동시에 초고성능컴퓨팅 분야 핵심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육성을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금년부터 본격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과연 이 계획이 제대로 실현될지는 의문이다.

중국이 초고성능 컴퓨터 분야에서 큰 진전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고 탄핵 정국에 미래부의 존치 여부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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