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알파고 후광 '이세돌워치' vs 가성비 끝내주는 '설현워치'

국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LG전자와 TG앤컴퍼니가 맞붙었다. LG전자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LG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으로, TG앤컴퍼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중무장한 '루나워치'로 소비자들을 공략한다. 특히 이번 대결에서는 인공지능(AI) 알파고에 당당히 맞섰던 이세돌 9단과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을 앞세운 스타 마케팅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LG·TG '新 스마트워치' 스펙 비교해보니

'LG워치 어베인 세컨드 에디션(이하 LG워치)'과 '루나워치'는 USIM을 탑재해 스마트폰 없이도 자체 통화가 가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LG워치는 4G LTE를, 루나워치는 3G 통신 기능을 지원한다.

두 제품은 디자인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LG워치는 1.38인치 원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루나워치는 모서리가 약간 둥근 사각형 1.6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고릴라 글래스3' 강화유리는 동일하게 적용됐다. 스마트워치 두뇌에 해당하는 AP는 LG워치가 '퀄컴 스냅드래곤400'을, 루나워치가 '퀄컴 스냅드래곤 208'을 품었다.

램과 내장메모리 용량은 '루나워치'가 'LG워치'보다 크다. 루나워치는 1GB 램, 8GB 내장메모리인 반면, LG워치는 768MB 램, 4GB 내장메모리다.

배터리, 호환성, 방수·방진 측면에서는 LG워치가 한 수 위다. 'LG워치'는 570mA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아이폰 모두 연동 가능하다. 또 방수·방진 등급은 IP67이다. 이와 달리 '루나워치'는 350mAh 배터리를 장착했으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 연동이 가능하다. 아이폰 사용자는 활용이 불가능하다. 방수·방진 등급은 IP55다.

두 제품의 특징을 살펴보면 LG워치는 3개의 버튼을 탑재해 조작에 따라 ▲즐겨찾는 연락처 ▲메뉴 ▲극장모드 ▲LG헬스 등 다양한 기능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하이엔드 아날로그 시계가 채택하던 '스테인리스 스틸 316L'을 채용해 내구성이 높다.

루나워치는 사용빈도와 선호도가 높은 23개의 앱만 엄선해 기본 탑재했다. 사용자는 ▲제휴 할인 등 기존 멤버십 서비스를 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는 'T멤버십' ▲워치에서 스트리밍 음원을 재생해서 듣는 '멜론' ▲대중교통의 도착시각을 알려주는 'T맵 대중교통'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거리에서 컨트롤해 촬영할 수 있는 '리모트 카메라' 등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LG워치·루나워치 구매 '꿀팁'

LG전자와 TG앤컴퍼니의 스마트워치 신제품은 국내 이통3사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자체 통화 기능을 쓰려면 이통사 스마트워치 전용 요금제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음성통화 50분, 문자 250건, 데이터 500MB가 매달 제공된다. 대신 월 1만1000원(부가세 포함)의 통신료를 내야 한다.

'루나워치'는 SK텔레콤에서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이통사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반면 'LG워치'는 이통3사 모두 판매를 하고 있고 지원금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루나워치' 출고가는 19만8000원이다. 소비자는 SK텔레콤으로부터 8만5000원의 지원금을 받고 구입할 수 있다. 유통망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최대 15%)까지 더하면 실 구입가는 10만250원이 된다.

'LG워치'는 LG유플러스에서 구입하는 게 가장 유리하다. LG전자와 형제회사인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가장 높은 15만 2000원의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유통망 추가지원금 2만 2800원까지 받으면 실 구입가는 27만원이다. SK텔레콤 실 구입가 30만 1500원, KT 실 구입가 27만 8500원보다 저렴하다.

간혹 스마트워치를 구입하면서 지원금 대신 '20%요금할인' 선택을 고민하는 소비자들도 종종 눈에 띈다. 요금제가 월 1만원짜리기 때문에 2년 약정으로 할인을 받는다 하더라도 최대 5만원 안팎이다. 지원금이 5만원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상 20% 요금할인을 선택할 이유는 없다.

 

또 하나의 볼거리… '이세돌 시계 vs 설현 시계'

양사의 신제품 대결에 있어 또 하나의 볼거리는 바로 스타 마케팅이다. 먼저 TG앤컴퍼니와 SK텔레콤은 작년에 출시된 루나 스마트폰 모델로 걸그룹 AOA 멤버 설현을 발탁하며 톡톡히 재미를 봤다. '루나폰'보다 '설현폰'이라는 말이 더 많이 나올 정도였다.

TG앤컴퍼니와 SK텔레콤 이번 루나워치를 내놓으면서 '설현 마케팅'을 또 한 번 시도했다. 초반 성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달 18일 '루나워치' 출시 이후 여성, 30대 미만 소비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SK텔레콤 측은 밝혔다. 기존 여성, 30대 미만 스마트워치 구매 비중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젊고 세련된 여성 이미지의 '설현 효과'를 일부 본 셈이다.

LG전자는 얼마 전 인공지능 알파고와 당당히 바둑 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을 후원하며 LG워치 홍보에 나섰다. 대국 당시 이세돌 9단은 'G5' 로고가 새겨진 의상과 'LG워치'를 직접 착용하고 출전했다. 대국이 끝난 후에도 LG워치는 '이세돌 시계'로 온라인상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세돌 시계 연관 검색어 중 LG 비중이 네이버 기준 55%를 차지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TG앤컴퍼니와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트워치 신제품은 디자인, 가격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고객 성향에 따라 구매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재필 기자 mobilecho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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