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난방비 쇼크'에 원료비 연동제 절실

[지디넷코리아]

지난해 네 차례에 걸친 난방비 인상 탓에 연초 '난방비 쇼크'가 현실화된 가운데 코로나19로 유예된 원료비 연동제를 재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료비 연동제는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 연료비 변동분을 수시로 요금에 반영하자는 것이다. 국제 연료비 가격이 올랐을 때는 상승분을, 내렸을 때는 인하분을 공급 가격에 즉각 적용하자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네 차례에 걸쳐(4·5·7·10월) 난방비를 메가줄당 1MJ(메가줄) 당 5.47원 인상했다. 지난 2021년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조8천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LNG 가격이 급등했다. 이런 탓에 새 정부 출범초엔 5조원, 지난해 연말까지 9조원대로 미수금이 불어났다.

가스공사는 일종의 도매개념으로 해외에서 LNG를 수입해와 민간에 가스를 공급한다. 하지만 원료비 연동제가 적용되지 않은 탓에 치솟던 LNG 도매 가격을 민수용 난방비에 반영시키지 못하며 미수금은 누적됐다.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현재 국제 LNG 가격은 정점을 치솟던 지난해와 달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한국 현물단가(JKM)는 지난해 8월 25일 MMBTU당(열량단위)당 69.95달러로 최정점을 찍었다. 이후 내림세를 거듭하며 20달러 아래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13일 기준 현물단가는 MMBTU당 17.89달러를 기록했다.

원료비 연동제를 추진할 경우 국제 LNG 가격이 고가인 상황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현재와 같은 하락장일 경우 소매요금 인하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누적되는 가스공사의 미수금 역시 원료비 연동제 시행 없이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번 1분기 기준으로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뉴시스)

원료비 연동제는 지난 1998년 이미 도입된 바 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가계 경제위기가 가중하자 같은해 7월 시행을 유보했다. 정부는 원료비 연동제 재추진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한국가스공사는 오는 2026년까지 누적된 미수금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고 시장 상황에 맞게 난방비를 현실화 하겠다고 밝혀왔다.

지난해 말 산업부와 가스공사는 올해 1MJ당 10.4원을 인상하는 방안을 국회에 보고했다. 지난해 인상분(5.47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료비 연동제를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움직임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가 내놓은 2026년까지 가스공사 미수금 단계적 해소 계획에 사실상 원료비 연동제 시행이 내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에너지 요금은 시장원리에 기반해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의 전환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사실상 올해 난방비 추가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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