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치솟은 배달료에 뿔난 소비자들…"포장 주문으로 비용 부담 던다"

[지디넷코리아]

# 서울 송파구에서 직장생활하는 배(32)씨는 점심시간 혹은 야근할 때 동료들과 배달음식을 왕왕 시켜 먹었다. 하지만 근래 치솟은 배달료 때문에, 주문을 해야 하는지 망설여졌다. 배씨는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등 앱을 통해 음식점을 찾고 포장 주문으로 배달비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 경기 부천에 거주하는 백(31)씨는 평소 배달 음식을 즐겼다. 금요일 퇴근 이후 또는 주말엔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그러나 음식 가격과 맞먹는 배달비용을 지불하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달 시 최소 주문금액을 충족하는 것도 일이었다. 백씨는 주1회 배달 음식을 주문하다, 보름에 한 번꼴로 패턴을 바꿨다. 최근 백씨는 포장 주문을 통해 직접 음식점을 방문하고 있다.

고객이 내는 배달료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이처럼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 피로감 역시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에선 ‘배달비 공시제’를 시행해 비용안정화를 꾀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앱에서 음식을 고른 후 포장 주문하는 방식이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3일 빅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지난달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천448만명으로, 전월 대비 7만명 감소했다. 반면 시장조사기관 와이즈앱이 발표한 1~3월 배달앱 결제 추정금액은 6조8천억원으로 분기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2018~2021년 1분기 결제금액은 순서대로 8천억원, 1조4천억원, 2조7천억원, 5조3천억원이다. 사용자수는 줄고, 결제금액은 늘어났다. 배달비 증대에 따라 앱 이용을 꺼리면서도, 결제액은 상승곡선을 그리는 구조다. 기존 이용자를 중심으로, 앱 내 배달 주문이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비 인상 문제는 지난해부터 업계 화두로 떠올랐다. 일부 지역 음식점 배달료는 1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라이더 확보를 위한 부대비용 등을 메우고자, 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료를 늘렸다. 이런 기류에 올 초 아파트, 공동주택 거주자 등 주민들이 모여 한 번에 배달시키는 ‘배달 공구(공동 구매)’ 움직임도 일었다.

기획재정부는 가격 안정화와 소비자 배달 선택지를 넓히겠단 목적으로, 월 1회 앱별 배달 수수료를 비교 공지하는 배달비 공시제를 지난 2월부터 실시했다. 단, 업계 안팎에선 배달비 공시제가 소비자 배달비 인하로 이어지기엔 부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 부담 비용이 늘어난 건 플랫폼 사업자, 라이더, 점주 간 수수료 체계상 문제로 단순 배달비를 비교, 공지하는 방향은 실효성이 없다는 관측이다. 2~4월 배달비 공시제를 종합해보면, 앱마다 배달비가 상이한 점, 최소 주문 금액이 평균 1만5천원으로 집계됐단 내용 등이 전부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근래 소비자들 사이에선 직접 음식점에 방문해 배달 음식을 수령하는 기조가 흐르고 있다. 배달앱을 활용해 선호 음식점을 검색하고, 포장 주문으로 배달료를 지불하지 않는 전략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요기요에 따르면 올해 3월 포장 주문건수는 전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책정됐다. 요기요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인 요기패스 누적 가입자 역시 지난달 90만명을 돌파했다. 요기패스는 월 9천900원을 내면, 3만원 상당의 배달·포장 주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포장 주문은 1회당 1천원씩 무제한 할인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경기 광주에서 탕수육 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배달료 때문인지, 인근 주민들 위주로 요기패스로 할인받아 포장 주문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했다. 경기 성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 역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직접 배달은 줄고, 포장 주문과 홀(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는 포장 주문 시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배민, 쿠팡이츠는 당초 지난 3월, 지난해 12월까지 각각 운영하기로 한 중개 수수료 무료 지원 정책을 내달 30일까지로 연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포장 주문해 배달비 짐을 줄이는 형세”라며 “플랫폼 사업자 역시 이에 걸맞은 비즈니스모델(BM)을 모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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