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케이던스, 바이오·항공·화학 시뮬레이션 신시장 투자 확대"

[지디넷코리아]

반도체 설계 디자인 툴(EDA) 및 설계자산(IP) 업체 미국 케이던스가 바이오·제약, 항공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 아울러 케이던스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삼성전자, TSMC 등 파운드리 업체와 협력해 3나노미터(mn)에 이어 2나노, 1나노 공정 기술 개발에 앞장선다는 목표다. 케이던스는 미국 시놉시스, 독일 지멘스EDA와 함께 전 세계 EDA 시장에서 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3개 업체다.

폴 커닝햄 케이던스 시스템 검증그룹 부사장이 4일 한국 기자단과 인터뷰하는 모습(사진=케이던스)

4일 ‘2023 케이던스 라이브 코리아’ 행사를 위해 방한한 폴 커닝햄(Paul Cunningham) 케이던스 시스템 검증그룹 부사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5년간 케이던스는 반도체 시장에 디자인 설계 툴을 공급해 왔지만, 향후 30년은 반도체 시장에서 확보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바이오·제약, 항공, 화학, 소재 등 시뮬레이션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신시장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에 일환으로 작년에 바이오 시뮬레이션을 하는 회사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즉, 케이던스는 앤시스, 지멘스 등 업체가 공급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시장에 새롭게 도전한다는 의미다. 케이던스는 이미 존슨앤존슨,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 상위 10개 중 9개 업체에 시뮬레이션 소트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폴 부사장은 “반도체 분야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라며 “경쟁사는 다른 분야에서 시작해서 반도체로 영역을 넓히려 시도 중이라면, 케이던스는 반대로 반도체에서 다른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점에서 훨씬 수월하다”고 말했다.

과거 신약은 연구원이 화학 실험을 해서 개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소프트웨어로 단백질 분자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발하기 때문에 전체 개발 기간이 앞당겨졌다. 또 자동차 분야에서도 시뮬레이션 툴을 사용하면 실물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추락 및 벽에 부딪히는 등의 테스트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앞으로 시뮬레이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케이던스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분야에서도 꾸준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하이퍼 스케일 컴퓨팅, 5G 통신 등 차세대 첨단산업의 고속 성장으로 반도체 EDA 및 IP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케이던스의 매출은 2014년 16억 달러(약 2조1344억원)에서 9년간 매년 성장하면서 2022년 35억6천200만 달러(4조7517억원)를 기록했다.

폴 부사장은 “삼성, TSMC, 인텔 등 파운드리 업체와 어드밴스드 노드(첨단공정)에서 5나노, 4나노, 3나노, 2나노까지 현재 협력하고 있다”며 “최근 모바일 AP와 데이터센터, HPC, 오토모티브 분야 수요가 늘어나면서 EDA 툴 공급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AI와 관련해 메타, 아마존(AWS),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등 시스템 기업의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 40%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기업은 독자 AI 칩 개발에 뛰어들면서 EDA 및 IP 업체에 큰 수혜를 주고 있다. 또 자동차 분야에서 테슬라와 중국 자동차 OEM사들이 독자 칩을 만들고 있는 것도 케이던스에 비즈니스 기회를 준다.

폴 커닝햄 케이던스 시스템 검증그룹 부사장(사진=케이던스)

폴 부사장은 “EDA 시장은 최근 5년간 상당히 많이 성장했다. 2030년까지 반도체 시장에서 사용되는 EDA 툴 수는 지금보다 4배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반도체 제조업은 5나노, 3나노, 2나노로 갈수록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3나노에서 2나노로 가면 필요한 툴이 2배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4~10배 늘어나게 된다. 툴로 검증해야 할 코어들이 많아지고, EDA와 컬래버레이션도 더 많이 해야하며, 툴 자체도 더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던스는 1나노 공정까지 가는(개발하는) 것에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3D IC 패키징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멀티 다이를 하나의 패키지에 넣으려면 파운드리, EDA, 메모리, 디자인하우스 업체간에 협력(코업)을 반드시 해야한다”며 “현재 첨단 공정을 다루는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3D IC 개발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이던스는 한국 투자와 우리 기업과 협업도 지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다. 2009년 50명 남짓하던 케이던스 코리아 직원은 현재 280여명으로 늘었다. 케이던스 코리아는 R&D 투자를 지속 늘리면서 지난해 경기도 화성 오피스를 확장했다.

아울러 기존 고객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LG이노텍, 스타트업(오픈엣지테크놀로지, 퀄리타스반도체 등)으로 협력을 넓혀 나가고 있다.

폴 부사장은 “중소기업, 정부기관 등에는 일반 가격보다 저렴하게 EDA 툴을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이 커야 향후 잠재고객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반도체 시장에서 같이 커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폴 커닝햄 부사장은 2011년 물리적 최적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아주로(Azuro)의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했으며, 2020년 케이던스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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