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타보고서] '아빠의 로망' 신형 카이엔, 데일리로 즐기는 드라이빙 머신

[지디넷코리아]

지난해 포르쉐 브랜드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단연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카이엔이다. 카이엔은 2002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연간 8만대, 누적 100만대 이상 판매량을 기록해 포르쉐 베스트셀링 차량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는 3세대가 출시한 2019년부터 매년 3천대 이상 판매되는 등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포르쉐코리아는 경기도 용인시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을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오는 19일까지 고객을 초청해 신형 카이엔을 포함한 모든 포르쉐 모델을 경험할 수 있게 마련했다. 이곳에 배치된 차들은 독일에서 직접 공수한 차들로 국내 인도되기 전 차량을 체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기자는 포르쉐코리아가 마련한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 미디어 행사에서 신형 카이엔으로 용인시 일부 도로와 서킷을 주행했다. 이날 주행한 신형 카이엔 가격은 몬테고 블루 색상으로 1억3천310만원이다. 이 차를 운전하면서 카이엔 운전자가 왜 가장 만족도가 높은지 알 수 있었다.

3세대 부분변경 카이엔 (사진=김재성 기자)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23에 전시된 신형 카이엔 전경. (사진=김재성 기자)

처음 신형 카이엔을 마주하면 포르쉐 헤리티지(유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개구리를 연상하는 전면은 상징성을 띤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오너에게는 사실 포르쉐를 탄다는 것 자체가 로망이다. 말 사육으로도 유명한 뷔르템베르크 문장을 빌린 포르쉐 엠블럼은 많은 자동차 애호가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특히 카이엔은 폭스바겐과 플랫폼을 공유해 소비자가 구매욕을 일으킬 수 있는 가격대를 실현했다. 카이엔 3세대는 MLB Evo 플랫폼을 사용했는데, 이 플랫폼은 벤틀리 벤테이가, 람보르기니 우루스 등 고성능 SUV에도 사용돼 안정성과 성능은 입증됐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차량 중 가장 매력적이기도 하다.

신형 카이엔은 전장 4천930mm, 전폭 1천983mm, 전고 1천698mm로 준대형 SUV의 표준이라 할 만한 크기를 자랑한다. 휠베이스는 2천895mm로 1열과 2열 모두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전작과 달라진 점은 전면부 헤드라이트다.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포르쉐 고유의 4점식 디자인이 강조됐다.

3세대 부분변경 카이엔 (사진=김재성 기자)

신형 카이엔은 조용한 주행과 편안함을 제공해 특히 만족스러웠다. 어떨 땐 과감하게 스티어링휠을 움직여도 단 한 순간의 불안감을 느끼지 못했다. 이번 카이엔 부분변경에서 가장 큰 변화는 서스펜션이라는 것이 포르쉐코리아의 설명이다.

카이엔은 와인딩 코스도 직선 주행하듯 달렸다. 또 서킷 위에서도 커브 구간을 무리 없이 달렸다. 하지만 카이엔은 가족들과 함께 다니는 패밀리카다. 기자가 가장 추천하는 주행 방식은 노멀 모드 상태로 달리다가 가끔 스포츠 모드로 과감한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이다.

포르쉐 차량의 매력은 이 같은 점에서 나온다. 고성능차지만 일상에서도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다. 시승을 이끈 한 인스트럭터는 “포르쉐의 매력은 고성능차지만 데일리로 운행할 수 있는 것에서 나온다”며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도 고성능 주행과 편안함을 동시에 제공하는 차는 포르쉐뿐이다”고 했다.

3세대 부분변경 신형 카이엔 실내. (사진=김재성 기자) 3세대 부분변경 신형 카이엔 실내. (사진=김재성 기자)

이번 카이엔 부분변경에서 달라진 점은 타이칸에만 적용됐던 10.9인치 디스플레이가 최초로 적용된 것이다. 1열 헤드레스트 뒷부분에 디스플레이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주차 상태에서 OTT도 볼 수 있다. 차라는 공간이 복합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번 신형 카이엔에는 타이칸과 유사한 옵션이 적용된 점이 눈길을 끈다. 포르쉐는 2030년까지 완전 전동화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카이엔도 2026년 전기차로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선보였다. 이 탓에 이번 카이엔 3세대 부분변경이 마지막 내연기관 카이엔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편리한 주행과 스포츠 DNA를 가진 카이엔은 어쩌면 최후의 내연기관 SUV 소장목록에 제격일 수 있다. 탄소중립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전동화 패러다임 전환에 모두 공감하지만, 운전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에게는 아직 내연기관차가 향수처럼 작용하기 때문이다. 탑기어 진행자로도 유명한 제레미 클락슨은 “절대로 전기차를 소유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8천290대를 판매했다. 이 중 카이엔은 3천646대로 43.98%를 차지한다. 지난해 역대급 판매 실적이 8천963대였는데, 올해는 이미 달성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카이엔이 올해 6천대까지 판매될 것으로 예측하고 포르쉐코리아가 최초로 1만대 판매량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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