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에너지업계,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확대 '안간힘'

[지디넷코리아]

에너지 업계가 그동안 주력해오던 재생에너지 사업을 넘어 타 재생에너지 영역 진입을 시도 중이다.

발전업계가 정부의 시책에 발맞춰 사업 구조를 재생에너지로 완전 재편하는 것과 달리, 이들은 그동안 시장에서 획득한 노하우를 발판 삼아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 것이라 주목된다.

1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사업에 주력하는 한화솔루션과 발전용 수소에너지 기업인 두산퓨얼셀이 각각 풍력·수소, 선박용 연료전지 등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원 대관령 산맥에 위치한 풍력발전기. 사진=Pixabay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강원 평창에서 풍력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의 주요 내용은 지자체 평창군, 발전공기업 중부발전, 개발사인 태환 등과 협력해 40메가와트(MW)급 풍력발전소를 구축하는 것이다.

한화큐셀은 풍력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를 수행하고, 태환은 인허가 등을 포함한 사업 개발을 주관한다. 중부발전은 사업 개발 지원과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로 발급되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전량 구매해 발전소 운영과 유지보수에 참여한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터빈 공급사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풍력발전소가 들어설 입지가 해발 고도 약 1천미터(m) 이상 고지대에 위치, 풍속과 풍량이 풍부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셀(Cell)과 모듈 사업에 집중해온 한화큐셀이 풍력사업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회사가 앞으로 풍력 등 기타 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번 풍력 사업은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일종의 '테스트' 사업으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한화큐셀은 지난 1월 '토탈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풍력발전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태양광 솔루션사업과 발전소 개발사업을 비롯해 유럽 등 해외에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전력 판매 사업도 추진 중이다.

큐셀부문을 비롯해 케미칼·첨단소재부문 등 한화솔루션 전사 차원에서도 '그린수소'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분야 확대에 나섰다. 그린수소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줄인 청정수소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발상이 가능한 건 케미칼-큐셀-첨단소재로 이어지는 수소 생산 수직계열화 덕분이다. 첨단소재부문이 만든 수소용기에 케미칼부문이 개발하는 수전해기술(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을 적용, 큐셀부문이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철강·화학·수송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수소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그린수소 기술 개발은 정부가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대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정부도 오는 2030년까지 '그린수소 100메가와트(MW) 양산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산퓨얼셀 선박용 연료전지. 사진=두산퓨얼셀

같은 수소에너지 분야 내에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두산퓨얼셀이다.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에 집중해온 두산퓨얼셀은 최근 글로벌 선사와 손잡고 친환경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국형 고효율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5만톤(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에 탑재, 추진동력·선박 내 전원 실증을 진행한다.

선박용 연료전지는 국제해사기구(IMO) 등이 선포한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일반 선박유에 비해 발전 효율이 높고, 선박 내부에 자유롭게 연료전지 모듈을 배치할 수 있어 선박 기본 설계의 혁신을 이끌 전망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선박 신규 발주는 연평균 3천만 표준화물선 환산톤수(CGT)에 달한다. IMO 환경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엔진을 연료전지로 전환한다면, 2050년까지 총 300기가와트(GW) 규모의 선박용 연료전지 신규 발주가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업계의 사업 다각화 노력은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그린뉴딜 정책과 '2050 탄소중립 선언' 등 친환경 에너지전환 흐름에 발맞춰 사업을 재편하려는 노력으로 비춰진다"며 "그동안 각자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과 시장 전략을 기반으로 타 업계 대비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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