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꽃향기가 보여요!

[지디넷코리아]

꽃은 항상 향기를 낼까, 정해진 주기에 따라 향기를 낼까? 꽃향기가 나오는 것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실시간 측정, 이런 궁금증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꽃향기는 화장품, 향수, 장식용 꽃 사업 등에서 중요한 요소다. 식물이 화분매개곤충과 교류하는 대표적 수단 중 하나라 꽃의 생식과 진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KAIST(총장 이광형)는 김형수 기계공학과 교수와 김상규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레이저 간섭계를 활용, 공기 중 휘발성 유기물 증기(VOCs)의 상대 굴절율 차이를 측정해 백합에서 나오는 꽃향기를 시공간적으로 직접 측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실험에 사용된 백합과 꽃향기 분비 측정 결과 (자료=KAIST)

기존 향기 측정 방법은 물질 포집 후 질량분석을 통해 양을 측정하는 방식이라 꽃이 어떤 주기로 향기를 뿜어내는지는 알 수 없었다. 산업 현장에 쓰이는 가스 센서는 기체 중 포함된 특정 성분 가스와 직접 접촉을 통해 가스를 감지하기 때문에 분포된 가스 중 국소 위치만 측정할 수 있다.

이 기술로 꽃향기 분비 주기를 관찰한 결과, 백합은 불연속적으로 향기를 내뿜으며 한번에 10-50분 정도 유지됨을 확인했다. 향후 꽃향기 합성과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고 화분매개곤충과 상호작용을 통한 꽃향기 물질 진화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향기 물질 분비를 제어할 수 있다면 원예 및 농작물 생산 증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 현장의 유독가스 확산을 가시적으로 나타낼 수 있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김형수 교수는 "공기 중 증기나 가스를 가시화하는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위험 유해물질이 한정된 공간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직접 알 수 있어 산업용이나 군사용으로도 확장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상규 교수는 "이번 기술을 활용해 향기 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고 그 메커니즘을 밝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Frontiers in Plant Science)' 2022년 4월호에 출판됐다. 이 연구는 KAIST 글로벌특이점 프렙 연구를 통해서 시작됐고, 연구재단의 중견연구와 농진청의 부분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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