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배터리 소재 바뀌면 수명 늘어나는 이유, 첨단 현미경으로 찍어 확인

[지디넷코리아]

전기차 배터리의 실리콘 음극재에 탄소나노튜브를 섞으면 수명을 높일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배터리를 나노 수준으로 촬영, 이런 향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영상화했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이 LG에너지솔루션과 협업해 배터리의 수명 특성 향상 메커니즘을 영상화했다고 19일 밝혔다.

배터리 음극에 실리콘 활물질을 쓰면 기존 흑연에 비해 용량이 커지지만, 충방전 동안 부피가 400% 팽창하고 수축해 수명이 짧아진다. 연구팀은 이전에 실리콘 활물질이 충방전을 거치며 전자 전도 네트워크가 열화되는 과정을 영상화한 바 있다. 이번엔 단일벽 탄소나노튜브 덕분에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전자전도 네트워크가 활물질 내 균일한 충방전이 가능하도록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 수명 증대 메커니즘을 검증했다.

(a) SiO 활물질의 표면전위를 측정하고 있는 켈빈 프루브 현미경(KPFM) 탐침의 도식화된 그림. (b−d) 초기 상태의 SiO/흑연 복합 음극의 형상 및 표면전위 영상. (자료=KAIST)

연구팀은 원자간력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y) 기반의 켈빈 프루브 현미경(Kelvin Probe Force Microscopy)으로 1회 및 90회 충방전 싸이클 후의 전극 내 천연흑연과 실리콘 산화물 입자에서의 표면 전위를 측정 및 영상화했다. 그 결과,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W-CNT)가 첨가된 전극에서는 활물질 내 표면 전위가 균일하게 분포하고 있음이 나타났다. 반면, 기존 전극은 90회 충방전 후 불균일한 표면전위를 보여, 전자 전도 네트워크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않아 불균일한 충방전이 됨을 확인했다.

활물질 내부의 표면 전하를 영상화하는 기술은 실리콘 활물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극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다. 향후 배터리 충전 및 방전 상태 균일성을 확인하고 수명을 높이는 연구로 발전할 수 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박건 연구원은 "충방전 시 수반되는 실리콘 계열 활물질의 급격한 부피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느다란 탄소나노튜브가 전자 전도 채널을 유지하고 이로 인해 전극 내 균일한 충방전을 가능케하는 것이 매우 신기한 일이었는데, 이를 나노스케일에서 직접 영상화해 그 역할을 미시세계에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홍승범 교수는 "원자간력 현미경을 활용해서 나노스케일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적인 현상을 영상화하고 이를 통해서 배터리 성능 및 수명을 향상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KAIST 프론티어 리서치 랩, KAIST 글로벌 특이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에이씨에스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 Impact Factor)'에 실렸다. (논문명: Spatially Uniform Lithiation Enabled by Single-Walled Carbon Nanotu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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