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옴니 채널’ 명품 쇼핑의 반란,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명품 온라인 커머스 발란, 여의도 IFC에 패션 놀이터 만들다!

​▶오픈런에 지친 명품 고객을 위한 힐링 센터
​▶오프라인 편집숍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오픈 3개월만에 매출 20억 달성

글. 홍서진 객원기자 tjwls0208@naver.com

명품 소비는 ‘명품 온라인 커머스’가 등장하며 한차례 변화를 겪었다. 2011년 머스트 잇을 시작으로 2015년 발란, 2016 트렌비가 이어 등장하며 앱상에서 명품 쇼핑이 시작됐다. 그간 고객들은 오프라인에서는 원 브랜드 명품숍을 이용하거나 온라인에서는 해외 직구를 이용했다. TV 광고까지 하며 고객을 유치한 명품 온라인 커머스들은 다양한 제품과 고객 취향에 맞춘 각종 서비스를 선보이며 명품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했다.

명품 쇼핑 앱은 수많은 브랜드와 가격, 카테고리, 판매 순위 등을 제공한다. 간편한 비교, 빠른 배송 시스템, 소비자 이용 형태를 분석한 AI의 상품 추천, 합리적인 가격, 다양한 행사 및 포인트 적립, 접근성 등 수많은 장점으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IFC몰에 위치한 발란의 커넥티드스토어, 고급 리조트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다.(홍서진 기자)

2022년, 명품 쇼핑앱은 오프라인 매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고객은 단가 높은 명품을 직접 보고 선택하고 싶어한다. 아이템 하나에 수백만원 이상을 결제하기 때문에 입어보고 그만큼 가치를 느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이제 온라인 명품 쇼핑몰은 ‘효율’과 ‘경험’까지 충족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명품 쇼핑앱이 만든 오프라인 명품숍은 기존의 매장과 무엇이 다를까? 그리고 온라인 기업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명품 매장은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11월 21일, 오픈 후 3개월 만에 20억 매출을 달성한 여의도IFC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를 직접 가보았다.

‘커넥티드 스토어’ 조효준 점장은 여의도IFC 매장의 첫번째 성공 이유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의 경계가 없는 ‘옴니 채널형’ 쇼핑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적합한 위치 선정, 전략적 타게팅 등을 언급했다.

‘옴니 채널형’ 쇼핑: “쇼핑 마칠 때까지 매장 직원과 비대면”

커넥티드스토어의 차별화는 옴니 채널형 쇼핑 환경이다. 옴니 채널은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다양한 경험을 한 후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커넥티드 스토어에선 ‘스마트 피팅룸’과 ‘100% 앱 결제’ 서비스 등이 있다.

​스마트 피팅룸은 피팅룸 마케팅이라고 불릴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고객은 매장에서 발란 앱을 통해 피팅 리스트에 상품을 등록한다. 직원이 피팅룸에 상품을 준비한 후 호출한다. 피팅룸에 설치된 ‘스마트 미러’를 활용해 상품 재고 확인을 하거나 상품 추가도 가능하다. 사이즈 변경 등 요구 사항은 직원 호출 버튼을 터치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또한 앱 기반 결제 방식을 적용해 사용성을 높였다. 상품에 부착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발란 앱으로 연동돼 빠르고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사전에 선택한 옷을 입어볼 수도 있고 가격과 재고 현황을 직원에게 묻지 않아도 된다.

​어떻게 보면 커넥티드스토어는 별도로 매장 직원이 없어도 될 정도다. 고객의 쇼핑 과정에 가능하면 직원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 발란 앱을 활용해 고객이 주체적으로 쇼핑하도록 돕는 것이 매장 직원들의 역할이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원하는대로 주체적으로 쇼핑이 가능한거죠” 조효준 점장의 말이다.

이것은 발란이 그동안 고민했던 것들의 결과다. 조 점장은 “기존의 명품 매장에서 고객들이 어떤 것들을 가장 불편해하는지를 조사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고민했다”며 “백화점에 가서 일대일 고객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아니면 더 합리적인 가격에 주체적으로 쇼핑할 것인지는 고객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명품도 소비자가 주체적으로 쇼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렸으며 리테일은 분명히 이렇게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담은 낮추고 트렌드를 가득 채운 매장

​▲ 여행, 리조트를 연상하게 하는 구조는 ‘도심 속 힐링 테마’를 표현했다.(홍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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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들어서면 호텔 로비에 온 듯하다. 여유로운 공간과 앉는 곳이 마련돼 있다. 패션 쇼핑몰보다 힐링 스팟에 가깝다. 매장은 고객의 오감을 여유롭게 한다.

매장은 캐리어, 공항, 리조트 등 여행 컨셉트를 도입했다. 위압적인 조명보다 적당한 조도 조절로 마치 도심 속으로 휴가를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남녀 모두 선호하는 중성적이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베르사체 가든 향으로 고객이 매장을 또렷이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피팅룸 외부, 스마트 피팅룸은 고급리조트의 화장실을 연상케한다(홍서진 기자)

​피팅룸은 이곳 인테리어의 핵심으로 매장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외관은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내부도 외부만큼 화려하다. 전체 4칸 중 스마트 피팅룸은 고급 리조트의 화장실을 테마로 꾸며진 스튜디오다. 고객은 원하는 컬러의 피팅룸을 선택해 입장한다. 옷을 갈아입는 공간 자체가 포토존이다. 포토존과 피팅룸의 결합은 MZ 세대의 호감을 끌어내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홍보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 명의 고객이 방문해 찍은 사진은 소셜 미디어에서 수 천명, 수 만 명의 간접 고객을 끌어들인다.

▲ 피팅룸과 포토존의 결합, 스마트 피팅룸엔 테마 화면도 선택 가능하다.(홍서진 기자)

또한 매장 분위기에 한 몫을 하는 것은 ​직원들의 자유로운 복장이다. 기존 명품 매장에서 만나는 직원들의 유니폼은 위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조 점장은 “매장 직원들의 일상적인 옷차림도 편안함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이 편해야 쇼핑도 편하다. 직원보다는 친구와 만나는 듯하다.

매장 디스플레이: 신속한 랭킹 반영

발란 앱 랭킹을 반영하는 ‘랭킹존’ (홍서진 기자)

발란 앱에는 베스트 랭킹 상품이 있다. 오프라인 매장도 이를 빠르게 반영헸다.

“랭킹에 올라온 상품은 많은 회원이 찾고 반응이 있는 제품이기에, 오프라인에서도 온라인 베스트 랭킹 상품 위주로 디스플레이 합니다”

조 점장의 말이다. 랭킹존은 마치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처럼 고객 취향이 반영된 상품이다. 고객이 꾸미는 고객의 공간인 셈이다.

‘커넥티드 스토어’는 톰 브라운, 메종 마르지엘라 등 신규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이것도 패션 MD의 기획만으로 만들어진 코너는 아니다. 고객의 구매력을 고려한 배려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죠. 20, 30대들은 100만 원 이하의 신규 명품 브랜드를 많이 찾는다. 특히 명품 입문자들이 좋아하는 플랫폼입니다.”

명품 변두리 지역 공략, ‘더현대’와 시너지 효과

여의도는 사실상 명품 카테고리에서는 변두리 지역이었다. 2021년 오픈한 ‘더현대 백화점’이 MZ 세대들의 성지가 되며 쇼핑 지역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더현대로 향하는 고객들은 IFC에도 들를 수 있다. 특히 주말이면 여의도IFC는 더 여유롭다. 그곳에 자리한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는 여유로움을 적극적인 장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명품 쇼핑을 위해 강남으로 가야만 했던 여의도 주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 점장은 “집 앞에 명품 매장이 들어와서 좋아하시는 고객이 많다. 우리가 의도한 것”이라며 웃었다. 부촌에 해당하는 여의도 주민의 생활 수준을 고려하면 전략적인 위치 선정이었다. IFC 몰 자체에 경쟁 명품 매장이 없다는 점, 공항과 서울역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지리적인 장점으로 작용했다.

발란 오프라인 스토어가 해결해야 할 과제

오픈한 지 3개월 밖에 안되다보니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앞에는 많은 도전 과제가 남아 있다. 그중 옴니 채널형 쇼핑에 대한 고객의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것이다. 커넥티드 스토어는 디지털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효율적인 쇼핑 경험이다. 하지만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매장일 수 있다. 고객의 폰에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장년층의 경우 패스트 푸드 매장에서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발란 앱 사용이 불편한 이들이 매장을 방문할 경우 곤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점장은 키오스크 매장의 미래가 밝다고 말한다. 옴니 채널은 새로운 쇼핑 문화다. 익숙할수록 더 편안함을 느끼는 고객이 많아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명품 매장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고객은 특히 옴니 채널에 적응이 더 빠르다고 말한다. “리테일은 분명히 지금보다 더욱 진화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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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은 이제 기존 명품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별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진품 감정 서비스, 수선, 선물포장 등의 서비스도 도입 예정이다. 기본을 지키면서 트렌디하고 럭셔리한 서비스까지 겸비한 매장으로 거듭나기 위함이다. 최영록 발란 대표는 “지속적으로 고객의 구매 여정에 맞춘 서비스 개선 및 고도화를 진행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럭셔리 쇼핑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란은 2021년 기준 약 521억 7,000만 원의 매출 달성 (출처, 혁신의 숲), ‘발란 익스프레스’ 서비스 론칭 7개월 만에 누적 주문 금액 2,000억 원을 달성하는 등 성공 가도를 달려왔다. 온라인 매장의 성공을 이어 7월 29일 여의도 IFC 몰에 오픈한 오프라인 매장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까지 오픈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20억을 달성했다.

발란의 유명세가 곧 오프라인 매장의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020년 한국 유니클로 매장은 190개에서 166개로 줄었다. 압구정 현대백화점 본점은 4층에 있던 폴로·빈폴·헤지스 등을 폐점했다. 미국의 경우 2020년 ‘세계 3대 편집숍’ 중 하나로 꼽히던 ‘오프닝 세리머니’가 폐점하며 세간에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소비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명품 고객이 바라는 것은 명품뿐이 아니다. 쇼핑하는 시간을 여유롭게 즐기고 자신의 취향을 한껏 드러낼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자신이 파는 상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존 매장과 달리 고객의 경험을 그리고 기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발란의 도전은 경기 침체와 팬데믹의 여파 속에서도 여의도를 빛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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