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마이크론, 삼성·SK에 HBM3E 도전장...내년 1분기 대량 생산

[지디넷코리아]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이 내년 1분기부터 대만에서 HBM3E 대량 생산을 시작하며 반격에 나선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은 HBM3 양산을 건너뛰고 내년에 HBM3E 대량 양산체제에 들어가면서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전면 경쟁에 나선다는 목표다. 특히 마이크론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 패키징 분야를 협력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마이크론 대만 타이중 공장(사진=마이크론)

10일 대만 디지타임즈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내년 1분기부터 대만 타이중 공장에서 8단 24GB HBM3E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 8단 24GB HBM3E 샘플을 엔비디아에 공급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또 당시 마이크론은 내년 상반기 에 36GB 용량을 갖춘 12단 HBM3E 샘플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론은 본격적으로 HBM을 생산하기 위해 대만 타이중에 차세대 D램 생산 및 테스트 신규 공장을 지었고, 지난 6일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 곳은 마이크론 HBM3E 생산의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또 마이크론은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서 지난해 말부터 생산하는 1베타(β) D램의 일부 물량을 대만 타이중 4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뤼둥후이 마이크론 대만 대표는 "타이중 공장은 2025년 극자외선(EUV) 기술로 차세대 1γ(감마·10나노 6세대) D램을 생산하는 마이크론의 첫 번째 공장이 될 것"이라며 "타이중 공장이 AI 메모리 혁명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마이크론은 HBM3E 경쟁력 확보를 위해 TSMC와 손잡았다. 마이크론은 "TSMC의 3D 패브릭 얼라이언스(3D 적층 패키징)의 파트너를 맺었다"라며 "HBM3E 제품 개발의 일환으로 TSMC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는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설계 애플리케이션의 원활한 통합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이크론 HBM3E(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은 내년 HBM3E 매출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산자이 메토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월 4일 실적발표 컨콜에서 "현재 HBM은 고객사와 검증 단계에 있으며, 내년 초에 수익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내년 실적에서 HBM은 7억 달러(9천509억 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HBM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마이크론 참여로 내년 HBM 시장은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부터 업계 최초로 고객사에 5세대 제품인 HBM3E 샘플을 공급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에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24GB HBM3E(샤인볼트)를 개발해 샘플 공급을 시작했고, 내년에 대량 공급한다는 목표다.

다만,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이 선두 업체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와 경쟁 구도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컨콜에서 "내년 HBM3, HBM3E 물량이 모두 완판(솔드아웃, Sold out) 됐다"며 시장 우위임을 강조했다. 또 양사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수익성을 더 확대하기 위해 내년에 생산시설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양사는 2025년에 HBM4 공급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2위는 삼성전자(40%), 3위는 마이크론(10%)이 차지했다. 내년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47~49%로 엇비슷해지고 마이크론이 3~5%를 기록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는 현재 HBM3 생산을 주도하며 엔비디아의 주요 공급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공격적인 시설 투자로 HBM 물량을 확보할 수 이을 것"이라며 "다만, 주로 HBM3E 개발에 주력해 온 마이크론은 두 한국 제조사의 공격적인 확장 계획으로 인해 향후 2년 동안 시장 점유율이 소폭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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