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AI가 고객상담원 대체할까…"기술의 가치-한계 함께 봐야"

[지디넷코리아]

그간 사람이 주도해 온 CS 시장은 다양한 솔루션과 챗GPT의 등장,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람이 하던 CS 업무를 AI가 맡게 돼 시장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CS 업계 화두는 '생산성 제고'와 '비용 절감'이다. 기업 입장에선 같은 돈을 투입할 때 빠른 일 처리가 장점인 AI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AI 고도화로 고객경험(CX)이 꾸준히 나아지면, 자연스레 우리의 책상(일자리)은 사라지고 필요성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과 우려를 현장에서 눈으로 직접 보고 체감하는 CS 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떨까. CS 영역까지 사람이 기계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될까. '채널톡' 운영사 채널코퍼레이션이 전문가들과 함께 이 문제를 짚어보고 통찰의 시간을 마련해 업계 이목이 쏠렸다.

채널코퍼레이션이 2017년 선보인 채널톡은 기업간거래(B2B)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 팀메신저와 고객관계관리(CRM) 기반 채팅상담, 인공지능(AI) 전화상담 등을 하나로 통합한 올인원비즈니스 메신저다. 기업들의 고객서비스(CS)부터 마케팅, 소통 등을 책임지는 만능 도구인 셈이다.

6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채널코퍼레이션 'Next CX: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까' 세미나.

채널코퍼레이션은 6일 서울 강남에서 ‘Next CX: AI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까’ 세미나를 열고, 현 CS 시장 현황을 진단하고 미래를 내다봤다. 세미나에는 김재홍·최시원 채널코퍼레이션 공동대표를 비롯해 허대건 CEF 솔루션 대표, 박현정 전 효성 ITX 신사업팀 부장, 오프라인 관람객 100여명 등이 참석했다.

최시원 대표는 CS 시장 변화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고. 노동인구는 줄고, 최저임금은 오르고 있다. 최 대표가 전망하는 양질의 CS 생태계가 조성되기까지, 5년도 채 남지 않았다. 최 대표는 “완전 고용사회가 되면, 사람들은 힘들고 불편한 일자리를 선택하지 않는다”며 “예전에야 일정 월급을 주면 상담사를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말했다.

그 사이 AI는 사람들이 풀어야할 과제에, 정답을 제시하고 있다. 최 대표는 “AI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과 근접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며 “이미지·음성 인식, 거대언어모델(LLM) 등으로 사람을 뛰어넘고 있는데, 불과 근 2년 사이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최시원 채널코퍼레이션 대표.

채널톡이 집중하는 건 사람, 즉 '고객'이다. 고객 의견을 수렴한 뒤 제품 관여도에 따라 의사결정 하는 전략이다. 간식·음료 등 개인 관심이 크지 않고 위험부담 없이 재구매할 수 있는 저관여 제품과, 가전제품·자동차 같은 고관여 제품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몇몇 아웃소싱(BPO), 큰 고객사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공통으로 상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막연히 그냥 줄인다”며 “일반 문의 관련 업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우수한 상담사가 중요 고객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현정 부장은 네이버에서 내놓은 안부 확인 AI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을 보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간 지자체에서 소방관 등이 해온 업무를 AI가 뚝딱 처리하고 누적 데이터를 사회복지사와 공유하는 과정을 보면서 위기감도 느꼈다고. 단, 박 부장이 보기엔 AI가 풀어낼 문제가 무엇인지, 아직 구체적인 정의가 부재하다.

박현정 전 효성 ITX 신사업팀 부장.

박현정 부장은 “CS 산업에 대해, 한 가지에 국한하지 않고 전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데이터 생성과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해 먼저 점검한 후에야 CX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CS 시장 내 고질적인 문제를 AI가 어떤 방법으로 풀어갈지 여부를 논의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한다는 의미다. 대개 전문가들은 AI로 인해 크게 바뀔 산업군 중 하나로 CS 분야를 꼽는다고 한다. 업계 종사자들도 여기에 공감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허대건 CEF 솔루션 대표는 “AI가 상담원을 대체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술이 가져다줄 순기능, 가령 능률을 끌어올리거나 과거 채용하기 어렵던 사람들을 확보할 수 있는 점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허대건 CEF 솔루션 대표.

허 대표는 “사내에서 디지털 주도권을 어느 팀에서 가져갈지, 의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며 “AI 자동화가 안겨줄 가치는 분명하지만,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요구사항이 급변하기 때문에 한계를 수반한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구난방식 CS 체계를 한데 모은 채널톡이 AI에 힘입어 고객 편의성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재홍 채널코퍼레이션 공동대표는 “전화와 이메일, 채팅,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 등으로 분산돼 고객 입장에서는 어디에 문의할지 난감한 경우가 잦다”며 “중복된 문의들을 결집한, 상담 통합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재홍 채널코퍼레이션 대표.

김 대표는 “하루 상담량과 채널별 문의 되는 수치, 반복되는 창구 등을 파악한 후 자동분류하면 신속한 업무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AI가 곁들여지면 한 단계 발전된 자동화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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