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광고학 전공 대학생들, 크리에이터 ‘삼대장’ 되다

‘크리에이터’가 서서히 직업군 중 하나로 자리를 잡고 있다. 국내에서 대도서관, 양띵 등 아프리카TV BJ 출신들이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의 초기 개념을 잡았다. 현재 아프리카TV는 물론, 국내 유튜브 플랫폼도 활성화되면서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먹고사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아졌다. 직장인보다 훨씬 높은 소득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도 늘어나고 있으며, 생계유지가 가능한 크리에이터도 상당수다.

2016년 3월 한국전파진흥협회가 내놓은 ‘국내외 MCN 산업 동향 및 기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1천개의 총 뷰 수는 900억뷰이고 총 수익은 약 1천억원이다. 이 가운데 MCN 사업자의 수익이 314억원이다. 이는 조회수로만 추정한 금액이고 크리에이터에게 협찬 등 그 외의 수익모델까지 고려하면 시장은 더 크다. 유튜브를 자주 보는 ‘요즘 애들’의 장래희망에 ‘유튜브 스타’가 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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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장’ 김경원, 이재영, 김도윤 님. ‘삼대장’이라는 이름은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캐릭터에서 차용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10년은 물론이고 5년의 차이도 크다. 대학생은 분명 젊지만, 그렇다고 ‘요즘 애’들과 같은 감성을 공유하는 것도 아니다. 20대 중반은 대도서관보다는 유재석과 가깝다. 장래희망을 생각하기 보다는 당장의 취직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대학생, 그것도 4학년들이 ‘전공수업’을 듣다가 크리에이터를 해보겠다고 유튜브에 뛰어들었다. ‘삼대장’을 운영하는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광고학 전공 김경원, 이재영, 김도윤 님(이하 ‘삼대장’)이다.

전공수업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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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장은 2015년에 ‘뉴미디어 광고의 이해’라는 수업을 함께 들었다. 당시 교수님이 밀었던 프로젝트가 ‘창업’이었다. 팀플을 통해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내보라는 과제를 받았다. 삼대장도 처음에는 막연하게 IoT(사물인터넷), O2O 등 IT를 엮어 아이디어를 짜내려고 했다. 하지만 관련 주제를 잘 알지 못했기에 방향을 바꿨다. 김도윤 씨는 “저희가 1학년 때부터 영상을 해왔고, 광고를 전공하다 보니 트렌드도 안다고 생각했다”라며 “1인 미디어가 각광받고 있으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이재영 씨는 “시장에 대해서는 수업을 통해 많이 들었고, 우리 능력적인 면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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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지금의 삼대장 채널을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72초TV’의 영상을 참고해서 그 느낌을 따라 해보려고 했다. 짧은 드라마 느낌의 영상을 구상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세 명이 72초TV의 느낌이나 퀄리티를 따라 해보는 일도 힘에 부쳤다. 그러던 중에 다이아TV에서 진행하는 ‘2016 디지털 크리에이터&PD 공모전’을 알게 됐다.

“막연하게 의지만 갖고 하는 것보다는 목표가 있는 게 좋겠다 싶어서 공모전에 나갔어요.” – 김도윤

이들은 웹드라마 형식으론 공모전에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로드버라이어티 느낌으로 대학 캠퍼스를 찾아다니는 ‘큐피트온캠퍼스’라는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다. 대학생 신청자들의 캠퍼스로 찾아가 이상형을 찾아주는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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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무대로 하는 프로그램이라 방학을 맞아 제작할 수 없어졌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했고, 그래서 출발한 게 지금의 ‘삼대장’이다. PT 경쟁을 거쳐서 선발된 후 6주간 실제 제작평가를 받았다. 결과는 1등이었다. 평가는 정성·정량 평가로 진행됐다. 삼대장은 구독자 수, 조회수 등을 기준으로 하는 정량평가에서는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정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제작 능력과 기획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재영 씨는 “처음에는 (크리에이터 도전에) 확신이 없었는데, 공모전 수상하고, PD님들께 좋은 말씀도 들으면서 확신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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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장의 콘셉트는 ‘도전’이다. ‘삼대장 챌린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기네스 기록을 깨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기네스를 계속 깨려고 보니 종목도 많지 않고, 진행에 돈도 너무 많이 필요했다. 이재영 씨는 “일상 속 챌린지도 폭을 넓혀서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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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의 딜레마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해야 해요. 인지도라는 게 있으니까요. 그게 있어야 저희가 뭘 하든 봐주시죠. 저희가 주로 많이 먹는 걸 자주 하는데, 사람들이 그걸 좋아해요. 물론 저희가 볼 때는 먹방 콘텐츠가 막 재밌지는 않죠. 촬영도 어렵고.” – 김경원

공모전에서 1등 할 당시만 해도 삼대장의 구독자 수가 1만명이 안 됐다. 구독자가 급증한 계기는 ‘먹방’이다. 공모전 기간에 주로 진행한 기네스 레코드, 챌린지 카테고리의 한계를 느끼면서 시도했던 먹방 챌린지가 ‘디진다 돈까스’다. 굉장히 매운 돈가스나, 매우 많은 양의 돈가스를 20분 안에 먹으면 공짜다. 수많은 크리에이터들도 여기에 도전하고 콘텐츠를 만든 바 있다. 이재영 씨는 “공모전을 참여할 때는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서 먹방 위주로 가지 못했다”라며 “끝나고 먹방을 했는데 구독자가 확 올랐다”라고 말했다.

이후로 전략을 바꿨다. 일단 구독자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이재영 씨는 “지금 있어 보이는 거 해봤자 아무도 안 본다”라고 단언했다. 김경원 씨도 “현실적으로 봤을 때 현명한 판단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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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삼대장도 먹방을 그리 좋아하는 건 아니다. 딜레마다. 김도윤 씨는 “원래는 슬랩스틱 요소, 스포츠 요소가 가미된 콘텐츠를 만들 때 재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는 투자 대비 효율이 낮다. 기획·편집에 공이 많이 드는 콘텐츠는 대략 7만회 정도의 조회수가 나오는데, 먹방의 경우 20만회는 넘는다. 김도윤 씨는 “구독자는 먹방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구독자가 아닌 분들에게 인기가 많다”라고 말했다. 삼대장은 너무 먹는 콘텐츠에 편향되지는 않는 선에서 먹방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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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훈훈한 것도 있다

아직 돈은 못 벌지만, 좋아서 한다

“저희 셋 다 어떤 회사나 조직에서 일하고 싶지 않았어요.” – 김도윤

삼대장은 기획과 촬영, 편집까지 분담해서 한다. 정해진 포맷이 있어 소재만 정하면 되는 콘텐츠도 있고, 기획이 따로 필요한 콘텐츠도 있다.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거의 이틀을 꼬박 쓴다. 재료 준비하는 시간이 있고, 촬영에는 3-4시간 정도 든다. 촬영이 끝나고 가편집을 시작한다. 다음날 편집을 완성해서 올린다. 편집에만 10시간 이상을 쓴다. 구도가 복잡해지면 시간이 더 걸린다.

직접 움직이고 뛰는 류의 콘텐츠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을 참고한다. 김경원 씨는 “영상 퀄리티에 대한 욕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삼대장은 모바일에서 주로 소비되는 가벼운 영상과 다소 무거운 지상파의 예능 콘텐츠 사이에서 중간점을 찾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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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많이 쓰지만, 당장 수익이 크게 나는 활동은 아니다. 특히나 동기들은 이미 취업했거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불안할 법도 하다. 이재영 씨는 “광고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꼭 광고 쪽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아무데나 취업해서 들어가기보다는 하고 싶은 걸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삼대장의 구독자는 약 8만명이다. 평균적으로 콘텐츠당 조회수는 10만건 안팎으로 나오고,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음식 관련 영상은 수십만 대다. 물론 아직은 성장 중인 채널이라 수익이 크게 나지는 않는다. 제작비로 쓰는 정도다. 혼자라면 ‘용돈 정도’ 쓰겠지만, 셋이 함께 운영하다 보니 가져갈 것도 없다. 삼대장의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로 분류되는데, 이 영역이 뷰티나 키즈 등 오프라인 제품 시장이 활성화된 곳은 아니다 보니 광고 기회가 적다. 가끔 식품 쪽으로 연락이 오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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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목표는 이거!! 사진=유튜브 크리에이터 허브

최종 목표는 MCN

“장기적인 목표는 사실은 저희가… 그 MCN을 한 번 설립해보자! 는 큰 목표 가지고 있습니다.” – 이재영

당장 먹고 살 정도로 벌지는 못하지만, 삼대장은 크리에이터라는 직업군의 전망을 밝게 본다. 점차 전문화되고,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삼대장에게는 올 한 해가 무척 중요하다. 학생으로 있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해다. 집에서는 ‘아직 학생이니까 하고 싶은 거 해봐라’라고 절반의 걱정과 절반의 응원을 담는다. 앞으로 1년간 삼대장 채널을 수익 면에서도 유의미한 수준으로 성장시켜야 한다. 그래야 조금 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에 유리하다.

삼대장의 최종 목표는 ‘MCN 설립’이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려고 한다. 단기적으로는 일단 8만명인 구독자를 10만명대로 올려 실버 플레이 버튼을 받고, 올해는 30만 구독자를 확보하고자 한다. 30만명 정도 확보하면 앞으로의 계획이 세워질 거라고 본다. 멤버 개인 채널도 열 계획이 있다. 김경원 씨는 “구독자가 100만명 정도 된다면 자기 브랜드가 생길 것 같다”라며 “브랜딩을 활용하면 관련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1년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많이 이뤄놔야 내년에 활동해도 부모님이나 가족들한테 ‘이런 거 할거고, 어떤 결과가 있고,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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