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이세돌, AI와 은퇴 경기 첫 대국 승리…92수만에 불계승

이세돌 9단이 국산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의 은퇴 경기에서 자존심을 지켰다. 이세돌 9단은 첫 대국에서 92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약 2시간 만이다. 이번 경기는 이세돌 9단이 먼저 2점을 놓고 시작하되, 7집반을 한돌에게 주는 접바둑 형태의 ‘치수고치기’로 진행됐다. 한돌의 우세를 점치는 예상을 깨고 이세돌 9단은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세돌 9단은 12월18일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이하 이세돌vs한돌 대국)’ 첫 경기를 치렀다. 낮 12시10분 시작된 경기는 오후 4시30분쯤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약 2시간 만인 오후 2시23분에 끝났다.

googletag.cmd.push(function() { googletag.defineSlot('/6357468/0.Mobile_Article_intext_1_300_250', [300, 250], 'div-gpt-ad-1468307418602-0').addService(googletag.pubads());googletag.pubads().collapseEmptyDivs();googletag.pubads().enableSyncRendering();googletag.enableServices();googletag.display('div-gpt-ad-1468307418602-0'); });

결과는 흑돌을 쥔 이세돌 9단의 불계승. 2점을 먼저 놓고 시작하는 핸디캡 경기인 점을 감안해도 100수 안에 집 수 차가 많이 나 계산할 필요도 없이 이기는 불계승을 거둔 것은 예상 밖이다. 바둑계는 2점을 깔고 뒀을 때는 AI 한돌이 이기고, 이후 3점을 깔고 뒀을 때는 이세돌 9단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승부를 가른 78수

경기 초반 포석 과정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이어 한돌은 공격적으로 돌을 두기 시작했으며, 이세돌 9단은 평소와는 다른 수비적 전략으로 대국에 임했다. 이세돌 9단의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다. 이때 이세돌 9단이 한돌의 포위망을 뚫는 과정에서 묘수가 나왔다. 승부를 가른 묘수는 흑돌 78수였다. 이후 한돌은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불계패했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둘 때 나온 신의 한 수도 78수였다.

이에 대해 이세돌 9단은 경기가 끝난 뒤 “(78수가) 알파고 때는 정상적으로 받으면 안 되는 수였다면, 이번에는 너무 당연한 수였는데 한돌이 생각을 못 했던 게 의외였다”라고 말했다.

한돌을 개발한 이창율 NHN 게임AI팀 팀장은 “78수 전까지 한돌이 판단하고 있던 승률은 계속 오르는 상태였는데, 78수 이후부터 승률이 확 떨어졌다”라며 “한돌은 그쪽 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진정한 승부는 두 번째 대국부터

이세돌 9단이 첫 경기에 승리하면서 19일 진행되는 두 번째 대국은 호선으로 진행된다. 핸디캡 없이 두는 맞바둑이다. 이세돌 9단이 프로 기사로서 접바둑을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세돌 9단은 “2점을 깔고 두는 건 처음이었다”라며 “열흘 정도 연습했는데 2점 깔고 연습하는 날이 오는 구나 싶어 개인적으로도 신기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 점을 깔고 두지만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했고 준비를 많이 했는데 개인적으로도 조금 허무하다”라며 “내일이나 21일 벌어지는 2, 3국에서 한돌이 시간은 없겠지만 준비를 좀 해야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창율 팀장은 “접바둑을 준비한 지 2개월밖에 안 됐으며, 머신러닝은 학습량과 데이터가 많을수록 성능이 올라가는데 전체적으로 그렇지 못했다”라고 패인을 짚었다.

맞바둑으로 치러지는 두 번째 대국과 관련해서는 “이미 한돌은 학습이 끝났고 시스템 안정성 위주로 확인해서 아무런 문제 없이 바둑 좋아하는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며, 내일은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내일 대국이) 힘들 것 같다”라면서도 “승패보다는 인간과 차이도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는 대국이기도 하고, 승패보단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려고 했고,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에 승패보다 그런 모습에 초점이 맞춰줬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세돌 9단과 한돌의 대국은 총 3국에 걸쳐 진행되며, 두 번째 대국은 19일 양재 도곡타워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마지막 3국은 이세돌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다.

한편, 한돌은 NHN이 2017년 12월 선보인 바둑 AI 프로그램이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계기로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서비스하며 축적해 온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했다. 다양한 대국 데이터를 학습하며 꾸준히 기력을 발전시킨 결과, 현재는 국내외 프로기사의 실력을 뛰어넘는 수준에 도달했다.

한돌은 올해 1월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과의 릴레이 대국인 ‘프로기사 TOP5 vs 한돌 빅매치’를 펼쳐 전승을 달성했다. 8월에는 ‘2019 중신증권배 세계 AI 바둑대회’에 참여해 처음으로 참가한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다.

The post 이세돌, AI와 은퇴 경기 첫 대국 승리…92수만에 불계승 appeared first on Bloter.net.

의견 0 신규등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