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플러스포럼] 저금리 시대, ’P2P 투자’ 방법은?

지난 3일 한국은행이 9개월째 연속해서 기준 금리를 동결하면서 연 1.5%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은행 예금 금리도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예금 상품 금리를 살펴보면 거의 1.15% 안팎, 세금을 고려하면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가 열렸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했던 저축은행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저축은행도 금리 0%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응답하라 1988’에서처럼 은행에 차곡차곡 저금하면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시절은 갔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

갈 곳 잃은 저축이 새롭게 주목한 시장은 P2P 대출 ‘투자’다. P2P 대출은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개인끼리 자금을 빌려주고 돌려받는 일을 말한다. 돈을 가진 사람이 직접 자신이 돈을 빌려줄 사람을 선택하고 그 사람에게 얼마를 빌려줄 것인지 금액을 정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P2P 대출업체는 은행처럼 신용정보를 투자자에게 공개한다. 투자자가 이 정보를 바탕으로 본인이 원하는 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P2P 대출업체는 상환일이 다가오면 일정 이자를 포함한 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겉보기엔 P2P 대출은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다. 예금 보관 장소에 그친 은행과 달리,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짧은 기간 안에 제공한다. 아직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 한쪽에서 모락모락 의심이 피어올라 온다.

P2P 대출이 정말 믿을 수 있는 투자 상품인지, P2P 대출 투자를 할 땐 무엇을 봐야 하는지, 어떻게 투자하면 좋은지 ‘플러스포럼 P2P 금융 가이드’에서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와 함께 알아봤다.

P2P 금융에 대한 이해와 오해

국내에서 P2P 대출은 지난해부터 새롭게 뜨기 시작한 개념이지만, 해외에서는 다르다. 미국은 이미 10년 전에 P2P 대출을 시작했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P2P 대출업체는 연평균 100%로 빠르게 성장했다. 렌딩클럽이라는 유명한 P2P 대출업체는 2014년 말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기도 했다.

서상훈 대표 설명에 따르면, 국내는 지난해부터 P2P 대출 열풍이 불었다. 2006년 ‘머니옥션’과 2007년 ‘팝펀딩’으로 시작한 국내 P2P 대출업은 2014년 8퍼센트를 시작으로, 2015년 펀다, 렌딧, 테라펀딩, 어니스트펀드, 빌리 등으로 갑자기 늘었다. 국내 기준으로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만 살펴보았을 때, P2P 대출업 성장률은 월평균 80% 정도에 이른다. 미국과 비슷하게 빠른 속도로 국내에서도 P2P 대출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_한국금융연구원

출처_한국금융연구원

시중 은행과 다르게 국내 P2P 대출 업체는 8~12%에 이르는 연 이자율과 0%에 이르는 낮은 연체율을 자랑한다. 투자 방법도 쉽다. 원하는 P2P 대출 업체 사이트에서 상품을 살펴본 뒤 ‘투자하기’만 누르면 끝난다.

그 덕에 새로운 돈벌이 수단으로 P2P 대출이 떠올랐다. 지난해 한국금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P2P 대출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5만여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처음 1곳으로 시작한 P2P 대출 중개 업체는 지난해 기준 10곳으로 점점 느는 추세다. 덜컥 목돈을 P2P 대출에 투자하기 전 알아둬야 할 사항에 대해 서상훈 대표가 몇 가지를 짚어봤다.

1. 원금 보장이 되는가?

아닙니다. 그 어떤 P2P 대출 업체를 찾아가도 같은 대답을 들으실 겁니다. 기본적인 대답은 ‘원금 보장은 절대 못 해드린다’입니다. 법적으로 원금에 대해 보장하는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은행밖에 없습니다. 은행이 만들어내는 예금과 적금 같은 무위험 자산은, 권리 안에서 보장을 해주고 책임을 집니다. 참고로 주식이든, 펀드든, 채권상품이든 은행 상품 외 그 어떤 상품은 원금에 관해서 보장하는 조항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 여러 P2P 대출 업체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합니다. 어니스트펀드와 렌딧 같은 경우엔 개별 채권에 한 번에 투자하지 않고, 여러 채권을 묶어 투자합니다. 원금을 보장할 수 없지만, 위험을 분산해서 위험을 낮추려고 하지요. 예를 들어 개인 채권을 50개로 묶어서 투자 상품으로 만들어 투자를 받으면, 투자자는 채권 1개가 아니라 50개에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채권 하나가 부도가 나더라도 나머지 채권에서 상환이 잘 이뤄지면 결과론적으로 원금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2. 연수익률 10%, 사실은 5%?

아닙니다. 많은 분이 묻고 헷갈려하는 부분입니다. 지금 현재 나와 있는 P2P 상품을 살펴보면 10%가 넘는 수익을 보인다고 하는데, 받는 이자를 계산하면 투자 대비 5%밖에 안된다고 얘기하는 분이 있습니다. 실제로 P2P 대출업체에서 얘기하는 수익률 계산에 따르면, 10%가 맞습니다. 금융 상품 특성 때문에 일어나는 숫자에서 주는 오해입니다.

보통 대출자에게 대출할 때, 은행이 일반적으로 취하고 있는 방식은 ‘만기 일시상환 방식’입니다. 만기 날짜에 돈을 갚는 형태지요. P2P 대출업체는 대부분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을 취합니다. 매달 균등하게 ‘원금+일정 이자율’을 내는 형태지요. 대출자가 상환하는 대출 금액에 이자와 대출 원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환이 진행될수록 원금이 줄어들고, 이에 맞춰 이자율도 줄어듭니다. P2P 대출 업체가 이런 방식을 취하는 건 부도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입니다.

3. 세금 27.5%? 너무 높은 거 아닌가.

지난해 기준 P2P 대출의 평균 세전 수익률은 평균 8.7%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P2P 대출 투자를 통해 얻은 소득은 국세청에 의해 개인 간 신용제공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27.5%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세후 수익률을 따지면 대략 6%입니다.

4. 그럼 P2P 투자,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첫째, P2P 대출 상품 자체가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니므로 다양한 채권에 분산투자하면 할수록 좋습니다. 렌딩클럽에서 발표한 보고서만 봐도 100개 이상 채권에 분산 투자한 사람은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99%에 가깝습니다. 이들은 거의 원금 잃을 가능성 없이 적어도 5~10%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적은 채권에 투자하면 할수록 원금 보장 가능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둘째, 개인 리스크 성향에 맞는 투자를 취하는 게 좋습니다. ‘뭔가 확실한 상품이 좋다’, 돈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은행 예금과 적금이 좋습니다. 하지만 안정성이 높은 상품일수록, 기대 수익은 떨어지지요. P2P 대출 상품도 비슷합니다. 상환 기간이 긴 채권일수록 위험도가 높습니다. 대신 금리가 높지요. 36개월 동안, 투자 금액 없이도 버틸 수 있는지, 해당 상품이 부도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상품보고서를 통해 따진 후 투자하는 걸 추천합니다.

셋째, P2P 대출 상품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개인 신용을 대상으로 한 상품, 부동산, 상가, 담보를 다루는 상품도 있습니다. 각 상품 특성에 맞게 투자하는 걸 추천합니다. 한 가지 상품에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는 여러 상품에 나눠 조금씩 투자하는 걸 권유합니다. P2P 대출도 전체 경기 흐름을 따라가기 때문에, 본인이 잘 알고 있는 상품을 취급하는 종류로 조금씩 투자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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