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IT+금융] 스마일페이, “장터에서 무심결에 쓰는 결제를”

IT가 금융서비스와 만났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으로 시작해 삼성페이 같은 각종 결제서비스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고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업계만 대출, 송금,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건 이제 옛말이다. P2P 대출, 모바일 결제, 인터넷 은행 등 IT 기술과 금융 서비스가 결합한 다양한 ‘IT+금융’ 서비스가 등장했다. 2016년, 올 한해 어떤 기업이 새로운 IT 금융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2014년, 이베이코리아는 고민에 빠졌다. 지마켓과 옥션 등에 쌓여 있는 상품은 약 4700만개로 국내에서 가장 많았지만, 이 상품을 구매하는 절차 자체는 그리 편리하지 않았다. 결제 과정에서 공인인증서나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등이 장벽으로 작용했다. 지마켓, 옥션, G9 안에서 고객이 좀 더 편리하게 결제할 수 기능이 필요했다. 유통 기업이지만 자연스럽게 결제를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스마일페이’라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우리가 제공하는 장터가 국내에선 최고의 장터입니다. 고객에게 더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부분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구매부터 결제까지 긍정적인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하면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으로 생각했지요.”

김갑민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페이팀 팀장은 스마일페이 서비스 자체가 다른 모바일 결제 서비스와 비교해 뛰어난 장점이 있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다른 모바일 결제 사용법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고도 덧붙였다. 때에 따라선,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앱카드를 통해 물건을 사는 게 더 편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럼에도 이베이코리아가 스마일페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결제 편리함’으로 승부를 내려고 시도한 건 아닙니다. 우리가 집중하는 건 새로운 경험입니다. 내부 데이터를 살펴보면 충성 고객이 주로 스마일페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충성고객 사용빈도, 결제빈도, 결제금액은 일반 사용자가 소비하는 지출보다 훨씬 큽니다. 그러니 당연히 스마일페이에 투자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김갑민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페이팀 팀장

김갑민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페이팀 팀장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만 살펴보면, 스마일페이는 순조롭게 이베이 서비스 안에서 연착륙 중이다. 서비스 초창기 지마켓에서 스마일페이로 결제되는 비중은 5~6%밖에 안됐다. 이젠 50%가 넘는다. 2016년 1분기 기준으로 스마일페이 결제 비중은 51%에 이른다. 2015년 스마일페이로 거래된 금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그렇다고 이베이코리아가 자체 결제 수단만 고집하는 건 아니다. 페이코나 페이나우, 앱카드 등 다양한 모바일 결제 수단도 함께 제공한다. 스마일페이를 통해 결제 시장에 들어가겠다는 욕심보다는 지마켓과 옥션, G9를 방문하는 사용자가 더 편리하게 결제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쓱페이 같은 다른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자사 결제 수단만 서비스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김갑민 팀장이 이렇게 자신 있게 답한 이유가 있다. 사용자 대부분은 옥션 웹사이트에서 ○○카드로 결제할 때 ‘○○카드로 결제했다’라고 굳이 기억하지 않는다. 그저 옥션에서 물건을 구매했다고 생각한다. 결제는 그저 물건을 탐색하고, 살펴보고, 구매하는 전체 과정 중 일부분이다. 사용자는 크게 어떤 수단으로 결제했는지에 집중하지 않는다. 결제가 끝나면 ‘구매가 끝났다’라고 생각할 뿐이다. 깁갑민 팀장은 이 부분에 주목했다.

“우린 오픈마켓입니다. 다른 결제 수단 도입도 환영합니다. 보통 다른 회사는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자기 서비스 안에 결제 수단을 한정지으려고 합니다. 우린 이를 뛰어넘어 고객에게 더 편리한 결제 경험, 혜택을 주려고 합니다. 우리 장터 안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스마일페이는 우리 사이트를 방문한 사용자가 방문에 그치지 않고 결제할 수 있게 돕는 수단입니다.”

ebaykorea2

실제로 이베이코리아 장터 안에서 가장 많이 결제가 이뤄지는 수단은 카드다. 전체 결제 비중 중 일반 카드 결제 비중은 80%에 이른다. 깁갑민 팀장은 모바일 결제가 등장했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사용자가 모바일 결제로 넘어갈 것으로 생각하는 건 성급한 결론이라고 선을 그었다.

“결제 비중을 보면 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도 있습니다. 카드를 사용하지 못하는 고객도 있지요. 스마일페이가 처음에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은행 계좌 서비스도 함께 선보인 이유입니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방으로 갈수록 은행 계좌를 이용한 거래가 많습니다.”

현재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페이 다음 버전을 준비 중이다.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 못지않게 보안성 높은 결제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도입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흩어져 있는 스마일페이, 스마일포인트, 캐시를 합쳐서 통합된 하나의 서비스로 선보일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프라인 진출은 아직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나중엔 할 수도 있겠지만 우선 지마켓, 옥션, G9에서 간편결제를 제대로 만들어서 고객에게 평가받는 게 급선무입니다. 극적인 성장을 우선 내부에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Q. 스마일페이가 생각하는 모바일 결제란?

고민을 해봤는데, 모바일 기기에서 결제를 한다는 걸 모바일 결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마켓은 이미 모바일 결제 비중이 51%를 넘어섰다. 쇼핑 패러다임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는 추세다. 결제를 모바일에서 했다기보다 쇼핑 패턴 자체가 바뀌었다. 모바일 기기 중심 결제라기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결제할 수 있는 게 모바일 결제라고 생각한다.

Q. 스마일페이는 어떻게 이용하는지?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를 등록해 사용하면 된다. 최초 1회만 등록하면 카드나 통장이 없어서 쉽게 쇼핑할 수 있다. 농협,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SC은행, 씨티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 부산/경남은행, KEB 하나은행, 수협, 새마을금고, 대구은행 등에서 계좌를 등록할 수 있다. 물론 약관에 동의를 한 후 ARS 인증 또는 공인인증 중 하나를 선택해 본인 인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후 계좌번호와 본인인증, 결제 비밀번호만 등록하면 사용할 수 있다. 한 번에 1천원부터 50만원까지, 1일 최대 100만원 안에서 결제할 수 있다. 신용카드도 등록 방법은 비슷하다. 계좌번호 대신 카드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현대카드, 신한카드, BC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 단, 카드는 결제 한도가 없다.

smilepay

Q.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전통적인 카드와 비교해서 결제가 편리한가를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다. 사람들의 기존 결제 습관과 싸우는 게 쉽지 않다. 그나마 온라인은 과거 액티브X, 공인인증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 등 절차가 워낙 복잡했다. 최근 들어 간소화됐다. 오프라인은 상황이 좀 다르다. 같은 결제 방식이더라도 오프라인은 카드 내미는 게 가장 편하다. 우선은 모바일 카드 사용 편리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차츰 확대해 사용자 습관을 바꿔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Q. 스마일페이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는가?

수익을 바라고 시작한 서비스는 아니다. 고객에게 주는 서비스 개념으로 시작했다. 지마켓과 옥션을 방문하는 고객이 우리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그 자체가 우리 수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했다. 간편결제를 한다고 카드 수수료가 많이 나가는 건 아니다. 이미 일반카드 수수료 비중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부담은 없다.

Q.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나가고 싶은가

2014년에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그땐 제휴 맺을 수 있는 카드가 한정됐다. 현재 서비스 2.0을 준비 중이다. 자세한 얘기는 못 하겠지만, 우선 사용할 수 있는 카드사를 넓혀나갈 예정이다. 지마켓, 옥션, G9에서 더 많은 사용자를 늘리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1.0에서 2.0으로 연착륙하는 게 최대 목표다.

의견 0 신규등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