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소셜미디어 의존 커지는데, 기업 리더들 노력은 빈약”

미디어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채널이 주류 미디어의 영향력을 능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부인하기 어렵다. 이제 시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론을 수집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생각을 표현한다. 올드미디어의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는 건 상식처럼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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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의 확산은 기업의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서 고객의 한 마디가 기업을 관리의 위기에 빠트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리더들은 그것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가볍게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mba_300_250최근 들어 기업 내 리더와 실무 직원들 간의 소셜미디어 채널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는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리더들 스스로의 노력과 투자가 빈약한 것도 사실이다. 위기 커뮤니케이션 기업 스트래티지샐러드의 송동현 부사장은 “(리더가) 젊은 직원에게만 의존한 채 상황을 리드하지 못하고 방임하거나 방치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명약관화하다”고 지적했다.

블로터아카데미는 송동현 부사장과 지난 3월23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왜 리더가 소셜미디어 채널을 더 깊이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송동현

송동현 스트래티지샐러드 부사장.

- 리더들이 왜 소셜미디어를 알아야 하나? 

“기업들과 개인들의 일상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인터넷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이 대중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소셜미디어 환경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에 비해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기업 리더들의 노력과 투자는 아직까지 빈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리더라면 그 환경의 변화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구성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리더가 소셜미디어를 모르면 어떤 위기에 처하게 되나?

“기업의 리더가 소셜미디어를 모른다고 해서 당장 위기가 발생하진 않습니다. 다만, 위기가 발생했을 때 지금처럼 변화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특성을 이해하지 않은 채 기존 오프라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하거나 그나마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젊은 직원에게만 의존한 채 상황을 리드하지 못하고 방임하거나 방치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계속 발생한다면 그 결과는 명약관화합니다.

현재까지 일부 대기업만이 소셜미디어 위기관리를 위한 철학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며 아직 소셜미디어의 개념이나 중요성에 대한 인식초자 정립되어 있지 않은 기업이 많습니다. 위기가 발생한 후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반복되어선 안됩니다.”

-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일이 오프라인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나.

“2013년 발생했던 N유업 위기 사례의 경우, 핵심 이슈였던 대리점 관련 문제는 이미 2006년에도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았었고, 2009년에도 배상판결을 받았던 고질적인 위기요소였습니다. 또한 해당 기업의 본사 앞에선 피해 주장 대리점주들의 가시적인 피켓 시위들이 수개월 동안 진행되었던, 사전에 위기를 인지하고 관리할 수 있었던 사례였습니다.

그러나 2013년 5월 초, 한 영업소직원의 욕설 통화 녹취가 유튜브에 공개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대중들의 공분이 형성되자 해당 기업은 비로소 해당 이슈를 위기로 정의하고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정적 여론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숙성되고 최고조에 오른 다음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사과 기자회견을 하게 되어 대중의 불만은 더 커지고 매출 하락은 물론 갑을 논란이라는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대되게 되었습니다.”

- 그렇게 위기를 가져온다면 소셜미디어를 운영을 안하면 되지 않나?

“지금 변화된 온라인 환경은 기업 소셜미디어 운영의 여부에 따라 위기가 발생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기업의 소셜미디어 운영 여부는 기업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잘못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않는 이상 위기 발생 시 소셜미디어를 공식 커뮤니케이션 할 창구로 활용할 것인가의 개념입니다.

그리고 저는 소셜미디어 채널을 모든 기업이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이해관계자들과 여러 다른 채널을 통해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면 중복되는 채널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기업의 핵심 이해관계자들 다수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고있다면 기업 목적에 따라 소셜미디어 운영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온라인 상에서 왕왕 일어나는 잘못된 위기관리 방법이 있을까.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상황 파악과 분석, 의사 결정이 늦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온라인 대중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침묵하게 됩니다. 이 경우 해당 위기에 대한 대응 커뮤니케이션이 늦어지면서 대중의 공분이 급격하게 확산되어 초기에 마무리 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합의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라인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위기가 발생하면 전략 없이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위기관리를 진행하는 사례도 많습니다. 이 경우 검증 받은 안전한 방식이 아닌 즉흥적이고 개인적인 대응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게 됩니다. 직원들을 활용해 인위적인 여론을 형성하거나 직원들이 사적으로 개입하는 상황도 아직 많습니다. 그리고 온라인 상에서 이해 관계자들을 먼저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않고 감정적으로 대립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대응이 잘못된 대응이라 판단하지 못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나서 후회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리더는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이용하고 관리해야 하나?

“리더는 소셜미디어를 하나의 리스닝 창구로 활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과거에 기업에 대해 고객과 이해관계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리서치 등 여러 조사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우리 고객이, 우리 이해관계자가 우리 기업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고 어떤 요구를 하고 있는지 금방 확인할 수 있는 채널입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 내용을 마케팅이나 위기관리 전략에 투영한다면 더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 위기는 기회란 말처럼 기사회생하게 된 경우도 있나?
“저는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와 기회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결과론적으로 위기관리 과정이 기회였다 평가할 수는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를 예방하고 준비하는 것입니다.

수십억, 수백억 비용을 투입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만들고 싶었던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는 금방 형성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위기 발생 후 기업의 위기관리 과정을 통해서 사람들은 그 기업의 철학과 품격을 즉시 확인하게 됩니다. 결국 위기관리는 해당 기업을 판단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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