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구글은 왜 다음 무인차로 미니밴을 선택했나

구글이 무인자동차의 파트너 기업으로 피아트 크라이슬러를 택했다. 무인차로 재설계할 차종도 5월4일 발표했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6인승 하이브리드 미니밴 ‘퍼시피카’ 2017년형이다.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퍼시피카'.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미니밴 ‘퍼시피카’.(사진 출처 : 구글플러스 공식 계정)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미국의 빅3 자동차 기업 가운데 자율주행차 기술이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세르지오 마키오네 피아트-크라이슬러 CEO는 지난 2015년 “비용 지출이 많은 자율주행차 같은 기술 개발에 무리하게 뛰어들지는 않겠다”고 선언한 적도 있다. 물론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샌프란시스코 테크놀로지 기업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그래서 구글 입장에선 크라이슬러가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었다. 심지어 이번 협력을 주도한 구글의 존 크라프칙은 한때 크라이슬러의 임원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만큼 크라이슬러 쪽으로부터도 신망을 얻어온 터다. 이번 양사 간 파트너십 체결로 크라이슬러는 부족한 무인차 개발 기술을, 구글은 완성차의 제조 기술을 습득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개발했던 차종들

구글의 무인차 개발 테스트는 한 축으로는 차종을, 다른 축으로는 지역을 확장하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 다양한 차종을 여러 지역에서 시험운행함으로써 예측하지 못했던 돌발상황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안드로이드 넥서스폰처럼 LG와 구글이 협력했던 형식을 자동차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포석이기도 하다.

구글은 현재까지 4개 차종을 무인차로 재설계해 시험운행에 투입했다. 도요타의 해치백 세단인 ‘프리우스’와 렉서스의 SUV 모델인 ‘RX450h’, 아우디의 ‘로드스터’ 모델 TT 그리고 자체 개발한 프로토타입 등이다. 여기에 퍼시피카가 추가됨으로써 가족형 미니밴도 구글의 자율주행차 라인업에 포함될 예정이다.

기존 차종과 달리 미니밴은 여러 측면에서 구글엔 도전적인 과제가 될 공산이 크다. 미니밴은 가족 여행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탑승자의 연령대나 목적이 기존 차량에 비해 폭넓다. 특히 어린이들이 슬라이딩 도어로 안전하게 올라탈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이들이 운행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기준도 마련해두어야 한다.

구글 무인자동차 공식 구글플러스 계정은 5월4일 공개한 글에서 “이 미니밴은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슬라이딩 도어를 이용해서 탑승자들이 더 쉽게 차에 오르내릴 수 있는 대형 차량을 테스트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애인 이동권 최적의 테스트베드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의 이동권도 고려해야 한다. 휠체어에 의지하는 장애인이 홀로 이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 장치들이 결합될 필요가 있다. 구글은 미니카 개발 당시에도 시각 장애인들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이 무인차의 중요한 개발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테크크런치>는 5월4일 기사에서 “퍼시피카 같은 대형 플랫폼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탐색해보는 데 더 현실적인 테스트베드”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구글은 이 같은 난제들이 자율주행 시스템 안에서 해결될 때 성공적인 무인 미니밴을 선보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앞선 테스트 차종들이 출퇴근길 중·단거리에 활용되는 용도였다면 미니밴은 가족 단위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모델이다. 따라서 이들 타기팅 계층을 충분히 고려한 자율주행차로 설계돼야 한다. 구글 쪽은 “탑승객이 버튼 조작만으로 A 지점에서 B지점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미니밴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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