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도 개발해야" 블로거, 워싱턴포스트 혁신에디터로

"기자도 개발해야" 블로거, 워싱턴포스트 혁신에디터로

[제목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워싱턴포스트가 새 'National Innovations Editor'에 의 저자인 Mark S. Luckie( @10000words)를 영입했습니다. 니먼 저널리즘랩은 빅 뉴스라는 수식어를 달았네요.

'National Innovations Editor'. 우리 직책으로 어떻게 풀어쓰는 게 좋을까요? 전국부 혁신 에디터? 한국 언론이야 편집국 내 전국-지역 구분이 약한 편이니 그냥 '혁신 에디터'라고 불러도 관계는 없을 듯합니다.

혁신 에디터. 어쩌면 한국 기자들에게 생소한 직책이며 단어일 듯합니다. 기자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데스크도 아니고, 개발자도 아니며 그래픽 디자이너도 아니고 말이죠. 'National Innovations Editor'라 하니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 업무 범위가 어떤지 궁금하게 마련일 것입니다.

'National Innovations Editor의 역할은?

niemanlab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의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웹사이트에서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여러 툴을 활용해 실험하는 업무. 독자들과의 대화를 활성화하고 온라인 참여를 높이는 업무. 크라우드소싱의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내는 업무."

Luckie는 "워싱턴포스트뿐 아니라 독자들을 도울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핵심은 결국 실험이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군요. 대략 어떤 업무를 맡게 될지 이해가 되나요? 뉴욕타임스 Interative News Team과 같은 조직을 총괄하는 업무가 Luckie의 어깨 위에 부여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Mark S. Luckie가 어떤 친구인지 알아보도록 하죠. Luckie는 무엇보다 자신의 블로그 10000words로 유명합니다. 저널리즘과 테크놀로지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밀도 높은 정보를 블로그를 통해 전달해왔습니다.

화려한 경력의 테크 저널리스트

테클놀로지가 저널리즘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온 청년이죠. 그는 자신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Reporter. Blogger. Interactive designer. Web designer. Photographer. Videographer. Coder. Trainer. Journalist. Awesome.

정말 못하는 게 없네요. Luckie는 한 마디로 digital journalist입니다. 그는 멀티미디어라는 혁신적인 방식으로 뉴스를 전달하고 독자와 교감하며 독자를 참여를 이끌어냅니다. 이를 위해 XML, PHP, 루비 등 개발 언어를 배웠고 HTML 코딩을 하며 CSS를 만집니다. 우리로 따지면 '기자+개발자+웹디자이너'를 합쳐놓은 직무 범위를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국내엔 눈씻고 찾아도 발견하기 힘든 인재죠.

Luckie는 기자들도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널리스트입니다. 이러한 목적으로 을 쓰기도 했습니다. 직전에는 the Center for Investigative Reporting’s California Watch에서 근무를 했죠. 그는 신문 기자처럼 글로써, 방송 기자처럼 영상 리포팅으로써, 뉴스를 보도하지 않습니다. 인터렉티브 스토리를 생산해내는 프로듀서입니다. 디지털 뉴스룸이 등장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는 직종이죠.

워싱턴포스트는 왜 그를 영입했을까

요즘 워싱턴 DC를 둘러싼 언론 환경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정가의 중심 워싱턴DC를 대표하던 워싱턴포스트가 주요 정치 전문 블로그나 온라인 신문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들이 많아지고 있죠. 경쟁사들이 많아지면서 워싱턴포스트의 입지는 조금씩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정치 전문 블로그 허핑턴포스트는 지난해 워싱턴포스트닷컴의 트래픽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워싱턴포스트로선 굴욕중의 굴욕이었을 겁니다. 그 중심에 소셜뉴스 즉 페이스북 등 소셜뉴스서비스와의 융합과 접목이 있습니다.

Politico.com도 무서운 성장세로 워싱턴포스트를 뒤쫓고 있습니다. Politico.com은 공교롭게도 Jim VandeHei과 John Harris 등 전직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창업한 미디어 기업입니다. 그뒤 워싱턴포스트 기자를 빼내 몸집을 키워왔죠. 워싱턴포스트로선 얄미울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이 들 두 사이트는 테크놀로지와 저널리즘을 절묘하게 결합시키며 온라인에서의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워싱턴포스트를 다소 굼뜬 편이었죠.

물론 워싱턴포스트도 그저 앉아 있지만은 않았습니다. 최근에 정치 전문 블로거를 필진으로 영입하는가 하면(물론 무료라 논란이 되긴했지만) Postpolitics라는 새 정치 섹션을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소셜미디어와 더 밀접하게 결합한 모델이었죠.

워싱턴 정가 보도를 둘러싼 신구 언론사 경쟁



하지만 성과는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도달률 측면에서 워싱턴포스트는 여전히 허핑턴포스트의 아래에서 기웃거리고 있습니다. 페이지뷰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당 페이지뷰는 더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5월 Paul Volpe이 National Innovations Editor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흥미로운 점은 경쟁사인 Politico 소유 회사인 TBD.COM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입니다. 워싱턴포스트로선 인력 이탈이 적지 않은 셈입니다. 2달 동안 공석이었던 이 자리에 워싱턴포스트는 Mark S. Luckie를 세운 것이죠.

경력의 관점을 보자면 Mark S. Luckie는 Paul Volpe보다 좀더 테크놀로지 친화적인 재원으로 보입니다. 그의 결합으로 워싱턴포스트는 테크놀로지 측면에서 한층 혁신적인 면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그를 지원하는 그룹이 충분히 따라준다는 전제 하에서겠죠.

저널리즘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은 언론사의 웹 주도권 쟁탈전에서 핵심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언론사의 온라인 혁신은 '디지털 구독률'과 신규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결정짓게 될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 이들의 움직임을 그저 그들만의 흐름으로 치부할 때가 아닌 것만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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