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L 톱페이지 개편 '나를 버렸다'

날 버리면 더 날 많이 찾을까?

AOL이 오늘자로 톱 페이지(첫 화면)을 개편했습니다. 제법 과감하게 바꿨습니다. 테크크런치는 "달라 보인다, 정말 달라 보인다"며 관련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개편의 핵심은 '개방'입니다. 이걸 개방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지는 좀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테크크런치는 'agnosticism'을 녹여냈다고 하더군요.

그럼 천천히 뜯어보겠습니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오른쪽 세번째 컬럼입니다. 'My stuff'과 'My network' 코너의 배치. My stuff에서는 주요 메일 서비스나 자주 쓰는 정보 사이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AOL 메일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야후 메일, GMAIL도 제공합니다. 새 창이 뜨는 방식도 아닙니다. 곧바로 해당 서비스로 이동하도록 하고 있네요.

경쟁사의 서비스를 포털 서비스 첫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격입니다. 네이버 첫화면에서 다음의 메일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만큼이나 파격적인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기존에 제공되던 서비스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My network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모두 이 공간에서 열어볼 수가 있습니다. 해당 사이트로 직접 이동하지는 않고요. aol 첫화면 안에서 최근 글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트위터에 로그인 해서 aol의 창을 닫지 않고도 글을 등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죠. (한글은 깨져서 나오더군요.)

AOL.com | RSS Feed로 구분한 것도 독특합니다. RSS 리더기를 첫화면에서 장착한 케이스로 보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AOL이 제공하는 첫화면이 싫다면 RSS 리더로 이동해 자신이 보고 싶은 글을 구독해 보면 됩니다. 가운데 칼럼의 뉴스나 블로그 콘텐트 코너는 접힐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모듈 자체를 다른 공간으로 이동시키거나 하지는 못합니다.

대략 살펴본 인상은 기존 포털에 개인화 포털의 성격을 비교적 넓은 범위에서 결합시킨 모델 같다는 것입니다. 개인의 선택권을 넓혔고, 자신이 데스티네이션이 돼야 한다는 생각도 포기한 것 같습니다. 자사 홈페이지에선 자사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개념과 파괴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타 서비스와 연동시킴으로써 허브로서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야후와는 또다른 매력을 주고 있네요. 하지만 로딩 시간이 걸려서 불편하기도 합니다. 테크크런치는 "AOL은 더이상 자신들이 온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이를 채택해 적용했다"고 평하더군요.

이런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 첫화면에서 한메일을 접속할 수 있도록 해주고, 다음 첫화면에서 네이버의 검색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잠시 엉뚱한 상상에 잠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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