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씨, 고소해주셔서 영광입니다!

오늘 원주경찰서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친절한 경찰관은 상지대학교 전 이사장 김문기씨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고소인(상지학원 정상화 추진위원회)으로부터 본명 @@@씨, 민노씨를 조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저는 제가 지금까지 블로깅하면서 제 블로깅 원칙을 단 한차례도 저버린 적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제 블로깅 원칙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 말들이, 그 대화들이 그저 저만을 살찌우는 일이 아니라, 제가 애착하는 벗들을, 저와 대화 나누는 그 모든 진실한 동지들을 살찌우고, 조금은 더 인간적인 풍경을 함께 꿈꾸는 일이길 바랐습니다.

아직 영광의 빛깔을 갖고 있을 때, 아직 깊은 존경의 이름으로 불리웠던 때의 김지하는 민청학련 시절을 회고하면서 자신의 벗 이야기를 합니다. 김병곤은 사형구형을 받고 “20대에 반국가단체의 수괴로 취임시켜주셔서 영광입니다”라고 당당하게 최후진술 합니다. 그를 저와 비교하는 일은 무례겠지요. 하지만 마치 저는 그 때의 순수한 선배들의 영광을 제 스스로 재현하는 것 같은 마음까지 들 지경입니다.

그렇습니다. 과장이지요. 저는 그저 상식을 이야기하는 평범한 소시민입니다. 저는 혁명을 이야기하지 않고, 그저 소박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그들과 함께 소망하는 어울리는 것만으로 즐겁게 피어나는 꽃들이 만발하는 들판을 꿈꾸는 사람일 뿐입니다.

상지대 싸움이 온전하게 한 쪽만 진실한 영토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싸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제는 제가 선 편에서만 온전하게 진실을 이야기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와 그들 모두 때론 감정에 취해 과장된 제스처와 경앙된 분노를 표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선 편에서 행한 그 모든 실천들이 우리 몇몇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반대하는 '저들'까지를 포함해서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공동체를 이해하고, 또 우리의 아픔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상식의 토양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학이 개인의 사유재산이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우리 모두의 것, 우리 사회가 지켜내고, 지역 공동체가 가꿔야 하는 '우리의 것'이 되길 원했습니다. 그것은 교육이라는 가치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듯, 그 교육철학을 실현하는 공간으로서의 학교 역시 어느 누구의 '소유'가 될 수는 없다는 단순한 믿음이자 판단이었습니다. 저는 그 믿음으로 그 싸움에 동참했습니다. 상지대를 지켜내는 일에 제 부족한 역량을 보탰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저들에게 고소를 당했습니다.

저는 항상 제 블로거벗들에게, 제 고마운 독자들께 말씀드렸습니다.
우리가 상식의 무거움을 인식하고, 그 상식이 온전히 지탱하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면, 우리는 당당하게 자신이 믿는 원칙과 소신으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떠들고, 분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돈있고, 권력있는 사람들의 도구로 전락한 형사법 상의 명예훼손에 주눅들지 말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저 스스로에게 해야 할 차례입니다.

쫄지 않겠습니다.
명예훼손이 한 인격을 온전하게 보호하는 존엄한 인간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그저 힘있는 자들의 협박도구로 전락되고 있는 이 거룩한 사회에서 저는, 스스로 너무도 부끄럽고, 또 부족한 인간이지만, 그저 힘없는 소시민에 불과하지만, 제 원칙과 양심의 이름으로 저들의 협박에 굴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한번 당당하게 말하겠습니다.

김문기씨, 고소해주셔서 영광입니다!


* 상지오누이와 상지괴담
상지대 지키기 싸움에 레전드, 그야말로 레전드 박재동 화백께서 힘을 보태셨습니다. :)
고맙습니다, 박재동 화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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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구출 대작전! 뺘샤~~!!
www.saveschoo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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