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브라질 신문, 신문을 버리다

브라질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 중 한 곳인 The Jornal do Brasil이 오는 9월 1일자로 종이신문 인쇄를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영미권에서 금융 위기와 이어진 경기 침체로 종이신문 인쇄를 포기하는 경우는 많았는데요.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남미의 유력 언론도 가만 놔두질 않나 봅니다.

나이트 저널리즘 센터의 13일 블로그 포스팅이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전했습니다. The Jornal do Brasil는 내년이면 창간 120년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창간 120주년 기념식은 어쩌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신문의 소유주인 Nelson Tanure는 "종이신문 인쇄 중단을 결정했다"며 공식화했습니다. Nelson Tanure는 신문을 매각하는 노력도 기울였지만 구독부수가 1만7000부까지 떨어지며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 신문은 1995년 브라질 언론 가운데 최초의 온라인 버전을 내놓을 정도로 앞서 가는 행보를 보여왔다는군요. 브라질 언론 최초로 온라인 에디션을 내놓은 이 신문은 오는 9월 1일부터는 브라질 언론 최초로 신문 인쇄를 포기한 언론으로 기록될 듯합니다.

사실 이 신문은 인쇄 중단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독자들을 상대로 신문의 미래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8월에야 그 결과가 최종 집계될 텐데요. 그에 앞서 최종적으로 신문 인쇄 중단이 발표돼 다들 당황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이 신문의 직원수는 180명이며 기자는 60명 정도라고 합니다. 기자들은 지금 패닉 상태에 빠져있을 듯합니다. 어쩌면 기대를 가지고 있기도 하겠죠.

이 소식을 접하며 미국의 The Christian Science Monitor가 떠오르더군요. 2008년 10월부로 한 세기를 이어온 신문을 발행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 그 뒤 온라인에서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신문의 전통과 습성을 버리고 'Online Only' 마인드로 변환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기사 생산 구조도 프로세스도 완전히 변해야 하니깐요. 취재에서부터 독자와 소통하는 방식까지 모든 걸 버리고 다시 구축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겠죠. 미리 온-오프 뉴스룸 통합이 이뤄졌다면 훨씬 수월했을 것입니다만...

신문이라는 뉴스 유통 플랫폼을 둘러싼 비관적 소식이 올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빈자리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메워갈 것입니다. 그래서 태블릿PC의 성장에 대한 전망은 신문에게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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