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글로브, 월드컵 보도 위해 시민을 품다

보스턴 글로브, 월드컵 보도 위해 시민을 품다



월드컵은 언론사들에게도 다양한 보도 형태가 출현하고 실험되는 시기입니다. 뉴욕타임스, 가디언의 월드컵 '데이터 기반 저널리즘'은 탁월한 보도 방식으로 여러 차례 인용되기도 했죠. 간단히 링크만 여기에 걸어두도록 하겠습니다.

다소 1차원적인 형태긴 하지만 보스턴 글로브도 새로운 실험을 했던 모양입니다. 크라우드소싱 보도 방식이었습니다. 그 뒷얘기가 소개돼있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보스턴 글로브는 월드컵 보도를 위해 독자 참여 방식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독자들의 콘텐츠를 그대로 담아 보내기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외면하자니 흐름에 뒤처지는 것 같고. 아마 복잡한 심경이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아이디어를 내놨죠. 독자 가운데 월드컵 관전을 위해 현지에 가 있는 분들을 모집하는 것이었죠. 보스턴 글로브가 이를 위해 먼저 준비한 것은 submissions 툴이었습니다. 독자의 신상을 묻는 툴을 마련해 홈페이지에 부착하고 이를 통해 참여자를 모집했습니다.

독자는 이 툴을 이용해 스토리나 사진을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이름이나 이메일 주소, 직업, 좋아하는 팀 등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개인 신상 정보뿐 아니라 현지 분위기는 어떤지, 팬들의 함성은 얼마나 큰지 등을 적어서 보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보스톤 글로브의 작업이 여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우선 수집한 신상 정보에 대한 분류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어 보도할 만한 거리를 찾아내 직접 이메일로 컨텍에 들어갔죠. 관련된 사진이나 추가적인 진술 등을 모아나갔습니다.

기사를 직접 송고할 수 있는 <오마이뉴스> 모델과는 시스템이 달랐습니다. 제공된 정보와 추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는 보스톤 글로브가 직접 작성을 합니다. 제공된 정보를 담고 엮고 묶어서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의도였죠.

처음엔 보도 가치가 있는 내용이 많이 접수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2주째가 되면서 20여건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는군요.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스토리가 다음과 같습니다.



제 생각엔 구글 웨이브를 이 과정에서 활용해봤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스토리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추가 정보를 곧바로 반영하는 방식이었다면 작업은 훨씬 수월해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이용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보스턴 글로브 측은 "이 방식으로 색다르고 다양한 풍경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며 성과에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합니다. 향후 특정 토픽에 이 방식을 다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독자들이 직접 사진 등을 업로드 할 수 있는 기능도 필요하다고 하네요. 크라우드소싱의 힘을 충분히 느끼고 이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바로 시민저널리즘의 파워라고 할 수 있겠죠.

시민저널리즘은 다양한 공유 툴이 인터넷에서 무상으로 제공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언론사들의 필수 요소가 돼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가 스토리 생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더 넓은 폭으로 개방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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