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형 iPad 언론사 등장 머지 않았다

미국의 대표적 스포츠 잡지죠. Sports Illustrated가 흥미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오프라인 발행 잡지 커버스토리에는 르브론 제임스를 내보내면서 iPad 커버스토리에는 뉴욕 양키스의 소유주인 George Steinbrenner의 타계 소식을 다뤘습니다. 둘 다 7월 19일자입니다. 같은 호 다른 커버스토리가 된 셈입니다.

이렇게 커버스토리가 바뀌게 된 뒷얘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뉴욕 양키즈의 오너인 George Steinbrenner가 7월 13일 오전 사망했다는 소식이 긴급 타전됐습니다. SI 오프라인 잡지가 발행되는 시점보다 하루 뒤인 셈입니다. 이 잡지는 매주 월요일자로 판매됩니다.


편집장인 Terry McDonell은 긴급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편집장은 iPad 에디션의 커버스토리를 George Steinbrenner 사망 뉴스로 변경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기사는 Tom Verducci가 작성하기로 결정됐습니다. Terry McDonell 편집장은 All things Digital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바로 이런 방식으로 할 기회다, 한번 해보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오프라인 잡지 구독자는 이 기사를 볼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겠죠. SI는 오프라인 잡지 구매자를 위해 이 기사를 일주일 뒤에 무료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원래 그래왔던 것 같기도 합니다.) iPad 구매자보다 늦게 뉴스를 접할 수밖에 없긴 합니다.


iPad 에디션이 독립된 하나의 매체로


이번 시도는 상징적인 기록이 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오프라인 에디션과 iPad 에디션인 독립적으로 편집되고 서비스 될 수 있는 계기와 단초가 마련된 것이기 때문이죠. 현재 다수의 언론사들은 iPad 에디션은 오프라인 미디어의 종속 에디션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웹 에디션과 동일한 전철을 밟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프라인 에디션과 iPad 등 모바일 에디션은 별도의 편집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디어 형태별 소비자의 구매 및 선호 패턴이 다른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죠.


iPad 에디션은 SI처럼 긴급한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오프라인 신문, 잡지가 시급하게 대응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는데 활용될 수가 있습니다. 이미 인쇄된 이후 발생한 긴급 재난이나 재해, 사건 사고 등을 오프라인 인쇄물의 '룩'으로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편집국 차원에서 보면, 오프라인, 웹, 모바일 각각에 대한 차별화된 지면 전략을 고민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편집 인력의 재배치와 온라인과의 유기적인 지면 전략, 모바일 소비자를 고려한 편집 전략 등 통합적인 이해과 사고, 지면 배치 전략이 필요한 때가 도래한 것이죠.


또한 각 매체별 특성에 따라 글쓰는 방식, 그래픽과 영상, 사진의 구성 방식 등을 달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언론사의 편집(국)장 자리는 이러한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통합적이고 입체적인 이해가 필수적인 요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렇게 돼야 할 것입니다.


독립형 iPad 언론사 등장 머지 않아


독립형 온라인 신문처럼 독립형 iPad 신문이 등장할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이미 등장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로지 iPad 등 모바일 에디션만으로 독자들과 만나는 구상은 이미 여러 사람들의 머리속에 잉태돼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성공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방송, 신문, 잡지 등 언론사 편집국은 기존의 전통 매체에만 '올인' 해온 관성적 패턴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매체의 융합은 편집국 내부 조직의 융합을 채근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전통 미디어 이후의 미디어 시장에서 독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새롭게 등장하는 미디어 비즈니스에서도 괴리될 것이 분명합니다.


iPad가 가져다준 미디어 패러다임의 변화에 기꺼이 몸을 내맡기고 즐겨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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