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불균형, 모바일로 균열내기' 무모한 상상일까

'웹 불균형, 모바일로 균열내기' 무모한 상상일까

어제 미디어 미래 포럼 에서 "웹은 이미 네이버에 의해 평정됐다. 차라리 웹이 아닌 다른 플랫폼을 우선 공략해서 그 플랫폼의 에너지로 웹의 쏠림 현상에 균열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오히려 빠를 수 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저는 그 플랫폼으로 모바일을 그리고 e-book reader 지목했습니다.

이른바 토종 포털의 '콘텐트 가두리'(robot.txt로 틀어막기)로 인해 신규 Startup이 국내에서 멸종 위기를 맞고 한국의 포털이 역성장(2006년을 기점으로 트래픽이 추세적으로 하락하는 경향)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야후코리아 정준 매니저의 발제에 대한 제 견해를 내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상황이 불투명하고 현금이 돌지 않아 나서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많았습니다. 특히 모바일 광고 시장이 국내에서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Risk를 안고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들이 다수를 이뤘습니다. 뿐만 아니라 웹에서의 콘텐트 소비 패턴이 모바일에서 동일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와 포털과 계급장 떼고 경쟁하기에는 포털이 웹상에 지난 DB 자산이 너무 크다는 반론도 제기됐습니다.

저는 사업자의 성격에 따라 전략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 수익모델 구축 후 서비스 론칭'은 최근처럼 경기가 침체 일로를 겪고 있고 다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때에 대형 사업자들이 취하는 일반적인 보수적 전략입니다.

반면 신규사업자들, 이른바 Startup들은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영역, 시장 형성의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들어가지 않으면 자칫 레드오션에 발을 들여놓는 위험 상황을 맞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그런 점에서 아직 시장은 형성되지 않았지만 시장 형성의 가능성이 높은 영역에 과감하게 투자함으로써 모종의 성과를 얻기를 기대하죠. 물론 High Risk market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되겠지만요.

워싱턴포스트의 새 모바일 버전 발표, 한국 언론사도 나설 때

저는 언론사들이 모바일 서비스로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웹에서 네이버나 다음에게 불만불평을 늘어놓는다고 과연 향후 1-2년 안에 어떤 성과와 수익이 발생할까요? 혹 돌아온다고 한들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될까요?

우리 시각으로 어제 워싱턴포스트는 새로운 모바일 버전을 발표했습니다. 모바일 버전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적 선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광고 시장이 침체됨에 따라서 경쟁사에 비해 차별화 시킬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독자들에게 정말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는 중입니다.

워싱턴포스트가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로컬 서비스에 가장 최적화된 유틸리티라는 점 예를 들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거나 대중교통 현황, 날씨와 엔터테인먼트 소식을 전달할 때 모바일 플랫폼만큼 유용한 도구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워싱턴포스트는 개편된 모바일 버전을 통해 기차표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AMTRAK이라는 곳과 제휴를 맺은 듯 보이더군요. 아이팟 터치로 접속을 했는데요. 곧바로 예약까지 마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듯 보였습니다.(제가 워싱턴 DC 주민이 아니라서...)

워싱턴포스트의 5월 모바일 사이트 UV는 96만2000명. 반면 뉴욕타임스는 지난 6월 PV가 4100만에 이를 정도로 많은 이용자들이 모바일 버전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UV자료는 없네요.)

워포 "내년쯤 모바일 서비스로 이익 내길 기대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모바일 버전 에디터로 2명을 배치하고 본격적으로 모바일 서비스에 '올인'하기 시작했습니다. Goli Sheikholeslami(general manager of Washington Post Digital)은 WSJ과의 인터뷰 에서 "내년쯤에는 모바일 서비스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더군요.

따지고 보면 워싱턴포스트나 다른 언론사들은 당장에 돈이 안되는 사업에 뛰어든 격입니다. 그렇다고 언론사 사정이 좋아서 없는 돈을 투입하는 것도 아니죠. 다들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시장이 형성될 만하고 또 가능성이 높기에, 빠르면 내년에는 수익을 만들 수 있기에 뛰어드는 것입니다.

WSJ에 모바일 광고 시장 전망치가 나와있더군요. kelsely group의 보고서였습니다. 모바일 광고 시장이 천천히 커질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2013년에야 3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지금은 걸음마 단계죠.



한국의 모바일 광고 시장은 언제즘 의미있는 규모로 성숙될지 그리고 어떤 상품이 매력을 얻게 될지 아직 분명해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프로스트 앤 설리번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시장은 2007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모바일광고 시장에서 일본(5억7490만 달러 매출) 다음으로 2번째로 가장 큰 모바일광고시장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대신 다음의 얘기는 귀기울여볼 만합니다.

"모바일광고에 대한 판매상품비율(sell-through rates) 경우, 뉴스공급과 날씨, 스포츠 콘텐츠와 같은 이용 가능 목록(inventory)에서조차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15% 이하로, 미국 등 다른 지역의 20~30%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낮다. 모바일광고의 도약을 위해서는 예전 SMS 마켓팅이 실패했던 이유인 성가시고 요청하지 않은 콘텐츠라는 인식의 극복이 필요하다."(모바일광고시장, 연평균 28.2% 성장 )

저는 여전히 모바일 플랫폼 공략을 통해 웹의 불균형을 일정 정도 보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한 콘텐츠 소비는 분명 웹에서의 행위와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로컬 신문 네트워크와 중앙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모바일을 공략하게 된다면 새로운 비전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너무 비즈니스 문외한적인 상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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