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티와 좌파의 결집력 : 촘스키의 강연 정리록 중에서

티파티와 좌파의 결집력 : 촘스키의 강연 정리록 중에서


- 좌파 진영 프로그램의 대중결집력이 약한 문제에 대해 촘스키는 미국의 우파급진운동 '티파티(TEA Party. 'TEA'는 이미 세금은 낼 만큼 냈다는 의미인 'Taxed Enough Already'의 약자)의 예를 들었다.

촘스키 : 사람들은 '티파티' 운동을 조롱하는 경향이 있다. 이 운동이 분명 터무니없이 웃긴 점이 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진짜 문제를 이야기한다. 이들의 말을 비웃기만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 어쩌면 이 운동의 지도자들, 예를 들어 세라 페일린을 조롱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지난 30여 년간 고통받은 이들이다. 이 사람들은 고통받은 이유를 모른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대개 이런 내용이다.

"저는 해야 할 일은 모두 했습니다. 백인 노동자이고 신실한 기독교인입니다. 조국이 원하는 대로 조국을 위해 봉사했습니다. 그런데 왜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것이지요? 왜 우리 조국을 바꾸려고 합니까? 왜 제가 소중히 생각한 가치들이 짓밟히게 내버려둡니까? 은행에는 달러가 넘쳐난다는데 왜 내게는 일자리가 없습니까?"

이것이야말로 현실적인 우려다. 표현은 서툴지 모르지만, 그 우려는 정당하다. 그들을 조롱거리고 삼는 것은 소용없다. 좌파가 이 사람들을 보듬어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 2010.5.27-6.1. 프랑스 파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초청(뮈튀알리테 극장, 콜레드 주 프랑스)의 강연회 정리록 중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어판 제22호, 2010년 7월호. p.35.)

봉간씨가 선물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읽은 다음에 부담없이 건네주기 좋은 선물이라는 봉간씨 말이 인상적이었는데, 내가 쓰는 용도는 주로 집에서 짜장면 라면 짬뽕 등을 혼자서 먹을 때다. 받침으로 쓴다. 봉간씨 선물을 무시한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라, 혼자 뭘 먹으면서 할 수 있는 가장 무난한 일이 칼럼 등을 읽는 일이라서... 한 끼 식사와 칼럼 한 편은 썩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잠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한국어판) 단평을 쓰자면... 봉간씨 선물로 처음 접했는데, 첫 느낌은 '좀 바가지군'... 40페이지에 8천원이다.  크기는 보통 신문보단 작고, 타블로이드 보단 크다. 어떤 잡지도 그렇지만 어처구니 없다 싶은 글들도 있고, 좋은 글도 있다. 가장 공감했던 글은 촘스키의 글, [대항폭력, "나쁜게 아니라 부적절"]이였고, 가장 인상적인 글은 서동진의 ['좋은 게이 시민' 돼버린 동성애자들].

각설하고, 오랜만에 한겨레 블로그에 글을 쓴 필벗(뉴요커)의 글 '반북 좌파와 심리학개론'을 읽다가 '티파티'라는 말이 나오길래 디플로마티크에서 읽었던 촘스키의 언급이 떠올라서 댓글 쓰려고 메모장에 옮겨봤다. 그리고 메모장에 이왕 옮긴 거 블로그에 인용해보고 싶어서 올린 거다. 이하 단평 및 자유연상.

우선 궁금한 거, 미국에 "좌파 진영"이라고 불릴 만한 세력이 있나? (쓰고나니 군더더기 같아서 박스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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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의 득세를 가능하게 하는 좌파의 모험주의 혹은 좌파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재  
촘스키의 해당 문단과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촘스키가 이 파리 강연에서 사회운동의 방법론 혹은 정치투쟁의 방법론으로 강조하는게 좌파의 겉 멋든(혹은 생각없는, 전략없는) 모험주의가 갖는 폐해와 민중의 삶, 감수성과 유리된 지식권력의 문제.. 뭐 이런 것 같다. 이 문제는 외국이나 우리나 별반 다르지 않은가 보다. 베트남전쟁과 웨더맨의 일화도 인상적이다.

베트남 전쟁 동안, 나는 베트남인들이 '웨더맨'(베트남전쟁을 계기로 1969년 '새로운 좌파'를 위해 창립된 학생단체')의 행동에 대해 고마워하지 않는 것이 놀라웠다. 웨더맨은 베트남에 동정적인 젊은이들이었고 나도 그들을 존경하고 그들과 같은 마음이었다. 이들의 저항운동 방식은 거리로 나서 창문을 깨기도 했다. 베트남인은 단연코 이런 방식에 반대했다. 베트남인들이 원한 것은 생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일종의 유희로 즐기는 미국 학생들을 비웃었다. 베트남인은 시위 플래카드를 들고 거기로 나서 창문을 깨는 것이 전쟁을 원하는 자들에게 명분을 강화해준다는 걸 일찍이 이해한 것이다. 정말로 그랬다. 집권자에게 명분을 주는 전략은 희생을 부를 수 있다. 반대로 베트남인은 무덤 앞에서 조용히 묵념하는 여성들의 시위를 존중했다. 베트남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했던 것이 바로 이런 행동이다. (노엄 촘스키, 출처 : 위와 같은 글 중에서)

한 달 전 쯤 상지대 사태 때문에 만나, 블로거 원정대블로거 기자회견으로 인연이 닿았던 박연, [요새 젊은 것들](레오포드의 서평. 가봤더니 내가 댓글도 썼었네?)이란 책을 (함께) 썼다는데(그 전까지는 이름만 들었는데, 책 제목이 심하게 별로다, 질투난달까..그렇다, 나는 이미 늙은거디닷. ㅡ..ㅡ;), 암튼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상지대에 내려가서 꽃밭을 만들면 좋겠어요."정확히 이런 말을 했다는 게 아니라 그런 취지로 말했는데, 상지대 싸움이 어떻게 되나 지켜본 뒤에 정말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취지였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살짝 궁금하긴 하다. 암튼 박연이 무슨 생각을 하던지 간에, 현재 스코어 상지대 친구들(동생들?)은 이사장실 점거 중이다. 그 이사장실을 꽃으로, 아이들의 소망이 담긴 낙서들로 가득 채우면 그것도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촘스키의 조언 취지는 십분 헤아리지만, 이사장실 점거가 정말 사회이슈가 되면 조중동에서 어떻게 떠들지도 눈에 보이지만, 그럼에도 상지대는 정말 선택지가 별로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점거'라는 실력행사가 가장 확실한 항의 표시이면서, 또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방법이다. 결국 학교 정상화 한다는 정부에서 학교 깽판을 '강요'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 가장 나이스한 방법은 신임 교육부 장관의 '직권취소'인데, 이건 어떻게 될랑가 모르겠다. 안병만 전임 장관은 김상희 민주당 의원의 질의 때 '김문기 문제있는 사람 맞음' '정이사 추천권 부여하는거 문제임'이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을 거듭 두 번이나 했고, 그래놓고는 이취임식 직전에 '과거 비리재단 복귀 결정' 도장 찍고 토꼈다. 그 안병만 장관 시절의 '차관'이 이주호고, 이 사람이 이제는 장관이다. 사분위가 좋아하는 말처럼 '교과부'의 정체성을 '인적으로 승계'하고 있다 하겠다.  전임장관의 오류를 시정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추.
1. 글 쓰다가 잠시, 아니 꽤 오랫동안 딴 짓을 했더니, 링크 때문에 잠시 검색하다가, 또 다른 곳으로 점프해서 어떤 블로그 글들을 처음부터 한참 읽었는데, 그랬더니 이 글로 다시 돌아오기가 좀 힘들다, 여기까지만 써야겠다. 어차피 긴 글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고...

2. 요즘 댓글이 거의 없다. 왜 댓글 안 다는건지 댓글로 써주면 좋을텐데....
    암튼 나은이한테 댓글 좀 더 남겨달라고 해야지! ㅎㅎ

솔림이의 표정이 꽤 묘한 감동을 준다.
미희가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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