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최시중 무개념 만담

오늘 뉴스 링크 두 개 겁니다.

국회 입법조사처 "인터넷 과잉규제는 사이버 망명부를 것" [아이뉴스24]

국회 입법조사처의 의견에 대부분 공감합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인터넷은 전형적인 풍선효과를 보이는 곳입니다.

사이버 망명? 좀 오바죠~잉. 사이버 망명이라기보다 '지하로 숨을 가능성'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여전히 쓰기 귀찮아 하면서도 열심히 써주는 사람들은 많으니까요. 다만 '지하 세계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별도의 영향력을 가질 경우'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최시중, "사이트 폐쇄 구글 눈가리고 아웅" 비판 [조선일보]

나경원 의원과 최시중 위원장의 초절정 개그 만담입니다. 각주를 달아주기 좀 민망스럽지만.. 몇 마디 붙여볼까요? 기사를 재구성합니다.(발언 내용, 즉 팩트만 가져오므로 저작권 따위로 딴죽 걸지 마세요.)

나경원 의원(이하 나) : 방통위가 구글코리아의 조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이하 최)  : 상업적인 구글의 처사에 대해 유감을 표시할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구글코리아의 대표자를 만나서 진위 여부가 무엇인지, 파장이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법률적인 검토를 시키고 있다


그만의 생각 : 한나라의 방송통신위원장님께서 아무리 참여정부가 꼬셔서 들어왔다고 해도 외국계 기업의 지사 대표자를 만나 직접적인 유감을 표시하는 것은 다시 한 번 이 문제를 전세계에 홍보해주는 꼴입니다. 제발 자중해주세요. 기자질 해봤다는 사람이 왜 이렇게 유치하게 반응하시나. 아마추어 같이. 그리고 구글코리아 대표자의 결정이 아닙니다. --; 글로벌 기업들의 의사 결정 구조나 좀 파악해보시길 부탁드립니다. 입으로만 글로벌 미디어를 부르짖지 마시고.

최 : 구글의 처사는 그들 주장대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게 아니라 장애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의 생각 : 정말 그건 위원장님 생각이고~. ^^ 근데 '장애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장애를 준다는 것일까요? 표현이 고전적이네요. ^^ 자주 안 쓰는 말인데요. '방해한다'는 의미죠. 그건 그렇고 지금 상황으로서는 구글로서는 국내법은 법대로 지키고 이용자들로서는 그다지 불편하지도 않으니 이것을 '표현의 자유를 장애한다'고 표현하긴 무리가 있지요.

나 : 구글은 지난 2004년 중국 사업을 하면서 중국 정부의 사상 검열에도 동의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본인확인제가 실명제와 다른 것인데 자신의 비즈니스적 이해관계에 따른 결정을 해놓고도 우리나라가 인터넷 후진국이고 검열을 강화하는 것처럼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만의 생각 : 구글을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비교해보려는 알팍한 속셈인데 죄송하게도 사례가 똑같지가 않습니다. 구글 코리아 검색 역시 성인물은 물론 기타 폭력적이고 범죄 유도 등의 키워드는 중국과 똑같이 제한 노출(성인 인증)하고 있구요. 다만 중국은 정부가 아예 글로벌 도메인을 막아버리고 .cn 도메인만 열어놓는 등의 조치를 더 취했었더랬죠. 유튜브를 열고 닫는 것 역시 중국 당국 맘대로죠. 지난 번 티벳 사태 때문에 유튜브를 차단했다가 한달 전쯤 다시 해제했죠.

2006/06/08 구글닷컴, 중국서 접속 불가 '구글의 굴욕'
** 추가 : 영혼을 팔아버린 구글

근데 그건 그렇고 왜? 중국과 계속 비교되고 싶으세요? 중국 정도는 아니다 라고 말하고 싶으세요?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경쟁상대는 결국 중국 인민위원회였단 말입니까?

그리고 뒷 말의 요점은 본인확인제와 실명제가 달라서 '검열'과 무관하다는 말씀이죠? 혹시 IT 관련 주변 조언자가 있으시거나 자료를 준비해준 보좌관이 있으시면 얼른 'You're Fired!'라고 외쳐주세요.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실명제의 하부 실행 단계의 정책에 대한 표현에 불과하답니다. 실명제와 본인확인제가 다른 것은 기껏해야 실명을 그대로 노출할 것이냐 아이디나 닉네임을 외부로 노출할 것이냐의 차이죠. 검열과 자료 조사, 수사에 필요한 실명 데이터가 쌓이는 것은 그대로입니다.

좌측 엉덩이나 왼쪽 궁둥이나 입니다. 설마 이 둘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그리고 홍보를 도와주고 계신 것은 오히려 여러분들이죠. 그렇게 허술하고 국내 기업에게만 역차별을 하는 법안을 만들어 놓으시고 이를 통과시켜주신 나경원 의원님을 비롯한 무개념 국회의원님들의 업적입니다. 앞으로 이런 사례는 많아질겁니다. 기술은 이미 당신들 머리 꼭대기에 있다구요.

미국에서는 프라이버시 문제 때문에라도 쿠키나 캐싱 데이터마저 사업자가 함부로 일정 기간 이상 저장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민간업자에게 아예 수사기관이 감청할 수 있도록 장비를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법안을 마련하고 있잖습니까. 당연히 후진국이고 검열 국가이지요. 뭐가 아닙니까?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인터넷 기업의 입장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이런 희한한 법을 입안하고 통과시키고 억지로 적용하면서 좌충우돌하고 있는 우리 국회의원분들과 방송통신위원회, 정부 공무원 여러분이 우리나라를 홍보해주시고 계시는 것이죠. 감사하진 않네요. ^^ 앞으로 더 떠들어주세요. 돈 안 들이고 S.Korea, Google, Youtube, Freedom, China 같은 키워드의 기사가 양산되고 외신들에서 계속 언급될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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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이 글의 제목이 '국회에서 들려온 개념/무개념 발언들'이었는데 좀더 자극적으로 바꿨습니다. 나 의원님과 최 위원장님께 보고 되기 위해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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