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보고를 쓰지 않게 된 이유


"젬스님, 제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적응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는데요..."
"으응, 크리스. 뭔데? 궁금하다."

"매주 월요일마다 주간보고를 안 쓰는 거요."
"겨우 그거? 하하. 근데, 안 쓰면 좋자나?"
"그쵸. 근데 다른 곳에서는 늘 쓰다 보니 익숙해져서 그런가 봐요."

"사실은 우리도 한 때 썼었지. 한 3~4개월 되나?
매주 마다 이번 주는 뭐했고, 다음주에는 뭐할 것인지 적었었지
근데 한 몇 개월 적으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이거 왜 적고 있는 거지?'

"팀장님이 진행 상황을 알 수 있지 않나요?"
"그치, 그렇긴 한데, 우리 같이 작은 팀이라면, 굳이 이런 걸 안 써도 상황은 이미 다 알고 있거든"
"하긴, 그러네요"

"그냥 이전부터 해왔으니까, 우리도 그냥 한 거같아.
근데, 뭔가 있기는 있었어."
"그래요?"

"그게 뭘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았더니...
한 팀원 때문이었던 것 같아.
좀 된 이야기지만, 그 친구는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고,
주간보고는 그 팀원을 감시하고 관리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아."
"네에~"

"왜 그렇자나~
믿으면 "잘 되가니~" 하고 대충 인사처럼 이야기 하지만,
믿지 못하면, "요즘 뭐하지?" 하며 하나 둘씩 캐묻게 되는 것처럼 말이야.

결국 주간보고를 쓰는 훌륭한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는 주간보고를 훌륭하지 못한 팀원을 관리하고 간섭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했던 거지.

그리고는 이 주간보고를 하지 않기로 했어.
그 이후부터 우리 팀에선 주간보고란 건 없어진 거지."
"그랬군요."

"그러고 보니,
지난 몇 년간은 창피스러운 실수의 연속이었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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