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스스로에 대한 소스


트위터든 대다수 메타블로그들이든 실시간웹의 불편한 점은, 올리는 '타이밍'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는 점이다. 작성하고 하루, 아니 1시간, 아니 15분 이내에 히트치지 않으면 어떤 좋은 내용이라도 묻힐 수 있다.
capcold, http://twitter.com/capcold/status/5240240677

캡콜드 지적처럼 점점더 블로그를 비롯한 웹미디어들의 속보경쟁이 노출도의 관건이 되고 있다. 이건 두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는데, 뻘쭘할 만큼 식상하게 강조했던 내용이지만, 다시 강조하면 이런 거다.

1. 우선 메타시스템의 '(재)유통기능' 달리 표현하면 '좋은 글 퍼뜨리기' 기능이 점점 더 자극적인 이슈 포스팅의 '타이밍'에 잠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메타시스템이 '소화'할 수 있는 물리적인 정보의 부피를 이미 한참 전에 넘어섰기 때문에(이 관점은 특히나 아틸라가 강조했던 관점인데),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 최소한의 '집단지성'이 가동된 '추천시스템'은 완전히 뽕빨 일보 직전이 아닌가 싶다. '메타'가 없는 메타시스템인 셈이다.

2. 더불어 강조해야 하는 건 블로거들 스스로가 자기 이야기만 한다는 거다. 블로거는 블로그 리뷰어가 되어야 한다고 나는 거듭 강조해서 이야기했지만, 나 역시도 요즘은 다른 블로그들 잘 읽지 않는다. 세상살이가 짜증이고, 만사 시쿤둥하다. 블로그계 돌아가는 꼴을 보니 여기도 이제 맛이 가는구나.. 그런 염증이 몰려온다. 물론 비겁한 변명이고, 그럴수록 우리 스스로가 우리 자신에 대한 리뷰어가 되어야 할 필요는 더욱 커진다. 하지만 이걸 제대로 하는 블로거는 손에 꼽을 정도고,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어떻게 하면 "내 글"을 좀더 많이 노출시킬까에 대해서만 골똘해 한다. 블로깅은 그저 '쓰기'(로깅)만이 있는 건 아니고, 관계로서의 블로깅을 염두에 두면 '읽고' '대화하기'까지를 당연히  포함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는 편이다.

그럼 결론은 이렇다.
대부분 블로거들의 한편으론 자연스럽고, 또 권장할만한 나르시시즘이 '상호 리뷰'를 통해, 좀더 평이하게 말하면 '대화'를 통해, '토론'을 통해 확장되고, 그것이 블로그 문화의 토대로 자리하는 수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이건 물론 궁극적인 목적이면서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내 글을 좀더 많이 노출시키는 방법이 상호 대화고, 건강한 비평이라면, 그러면 속보경쟁할 필요도 없어진다. 언제든 좋은 글을 쓰면 동료블로거들이 그 글들을 '소스'로 삼아 글을 써주고, 홍보해줄텐데 '타이밍' 걱정을 할 필요가 어딨나.  물론 그러려면 나부터 좀 읽고, 논평하고, 말걸고 그래야 한다. 그래야 개성있는 관점과 인식의 깊이와 대중성을 갖는 글이 그 블로그의 '생명력'과 '노출도'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거 어마무쌍하게 어려운 일이고, 그게 실현될 수 있을지 솔직히 무지하게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이것이야말로 이제는 오래전 유행어 같이 그 빛이 바래진 그 '집단지성'의 토대고, 맹아이며, 그 나무이자 열매다.

독자들도 자기만 쓰는 블로그들에 대해선 좀더 비판적인 관점으로 블로그의 미래에 대해 스스로 참여하고 대화할 수 있는 그 새로운 미디어의 토대에 대해 이제는 좀 심각하게 염려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걸 강요할 수는 없겠으나, 정말 정말 당신들이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 주체가 되어 당신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우선은 우리가 우리들 스스로의 목소리들을 경청해야 한다.

블로그는 그 자신, 스스로의 소스가 되어야 한다.


추천.
여기 한번 가보자.
정말 좋은 글 엄청 많다. (침체기?인 블로그계에서 그래도 상대적으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는 고마운 곳!)
캡콜드 블로그. http://capcold.net/blog
행인 블로그(뻥구라닷컴). http://blog.jinbo.net/hi

그리고 영어 공부하고 싶은 독자, 블로거라면 여기도 한번 구경해보자.
아틸라 블로그(잉글리쉬 해킹). http://englishhack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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