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언론사 트위터 정책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언론사 트위터 정책

얼마전 로이터가 기자들에게 트위터에 기사나 자신의 의견을 먼저 노출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소셜미디어 정책을 내놓아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화제가 아니라 논란이 됐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겠네요.

대략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자들이 개인적인 계정과 기자로 활동하는 계정을 분리해야 하며, 기자로 활동하는 계정은 글을 올리기 전 상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또 정치적인 의견을 트위터 등으로 드러내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고요, 로이터의 명성에 해가 되는 내용을 트윗하지 말 것을 지시했습니다. 트위터로 할 수 있는 많은 부분이 제약을 받게 된 셈입니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외국 블로거의 짧은 단상을 포스팅해서 소개하려 합니다. 다음은 블로그글을 요약한 내용입니다.

"마약 카르텔 폭력이 멕시코 레이노사를 괴롭히고 있다. 8명의 기자가 3월에 이들 카르텔에 의해 납치됐다. 시민들은 시시각각 올라오는 뉴스를 보기 위해 트위터 해쉬태그 #reynosa #reynosafollow 로 향하고 있다.

그 며칠 전의 일이다. 난 NYU 근처 Think Coffee(커피숍)에 앉아 기사를 쓰고 있었다. 내 옆에 로이터 기자가 앉아있었다. 그는 술에 취한 채로 처음 본 학생들에게 자신의 심경을 토로하고 있었다. 내용인 즉슨, 회사의 어려운 재정적 상황 때문에, 자신의 직무가 해체될 절박한 사정에 처해있다는 내용이었다.

로이터는 사실상 트위터를 금서화시켰다. 반면 뉴스는 급속하게 실시간 서비스로 가고 있다. 그것이 돈을 잃는 것인가?"

대비되는 두 풍경을 차분하게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실시간 뉴스를 보기 위해 트위터로 향하는데, 로이터는 트위터를 금서취급하고 있다는 그의 설명은, 지금 언론이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명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물론 기자의 트위터 활용에 대한 나름의 원칙과 주의를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주하 아나운서가 트윗으로 난처한 경우에 빠졌다는 소식도 얼마전 트위터를 강타했는데요.

벼룩 잡겠다고 초가삼간은 태우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roduct로서의 뉴스를 바라보는 시각에 Process로 뉴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더 가미한다면 즉각 수정하고 사과한 김주하 아나운서의 경우를 조금은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줄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정보를 비판하고 꼬집는 과정 자체가 바로 인터넷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늘 이 말을 염두에 두고 사는데요.

"인터넷에선 잘못된 정보만큼이나 정확한 정보도 빠르게 확산된다."

잘못된 정보를 생산하는 것보다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지 않는 태도를 더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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