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에게 직접 들은 싸이월드 세계화 실패 원인-[2편]

창업자에게 직접 들은 싸이월드 세계화 실패 원인-[2편]

일부 부정확한 내용이 있어 수정, 가감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잠시긴 하지만 부정확한 내용으로 이동형 대표 등께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사물을 소통의 노드로 세우는 SNS가 다음 진화 모델"
“트위터 비즈니스센터 작동하기 어려울 것”

- 한국의 서비스가 글로벌화에 성공하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요?
“미국에 있을 당시 미국은 인터넷 인프라가 좋지 않았다. 그 뒤 미국의 인터넷 헤게모니는 무선 인터넷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유선 인터넷 환경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런파이프 기획은 일본에서 시작을 했다. 환경이 없거나 뒷받침되지 않으면 서비스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비즈니스는 인프라에서 피는 꽃이다. 우리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먼저 무선 인터넷 가격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Next 트위터가 나올 수 있다.

공정한 환경과 참여가 많아지면 더 큰 참여의 흐름이 발생한다. 이를 위해 무선인터넷 가격이 더 내려야 하며 이러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무선인터넷 환경이 그 당시 빨리 갖춰졌다면 네이버도 글로벌에 성공했을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한 끝 차이다. 여전히 우리에겐 기회가 있다. 게임도 글로벌화에 성공하지 않았나. 다만 영속적이지 않은 것이 문제다.“

“사물이 소통하는 직관적 방식을 찾아내는 게 SNS의 다음 진화 모델“

- 앞으로 글로벌화를 위한 진화된 SNS는 어떤 모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은 SNS의 진입기다. 핵심은 노드(Nod)인데, 법인과 상품, 서비스도 노드가 될 수 있다. 현재는 사람의 프로필만이 노드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사물이 노드로서 중요하게 참여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본다. 단 그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통을 한다. 지금 나온 모델은 직관적이지 않다. 포스퀘어가 진입 중이지만 사물과 소통하는 가능성을 열어둔 정도이다. 하지만 직관적인 방식이 아니다. 그것을 찾아내면 새로운 진화 모델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 그렇다면 일단 포스퀘어의 성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포스퀘어도 Fun 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배지 게임과 같이. 나중에 그 Fun 한 기능이 서비스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Mayor 경쟁은 재미를 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뒤 유익한 게 제공되지 않으면 참여 범위의 확대에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모여들게 되면 공간의 정체성이 형성된다. 그게 소통이다. 장소와 소통하는 법을 제공해야 한다. 포스퀘어는 사물의 대화 자체를 제공하지 않는다. 포스퀘어가 SNS를 이해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연결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지식이 달라지게 된다.“

- 트위터도 비즈니스 센터, 프로모티드 트윗 등으로 법인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데.
“트위터 비즈니스센터는 절대 안될 것이다. 트위터의 방식대로는 법인이나 상품, 사물이라는 노드가 소통할 수 없다. 사물은 그런 식으로 소통하지 않는다. 싸이월드 타운도 사물의 소통을 겨냥한 것이었다. 경험적으로 트위터의 그같은 계정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껍데기는 흉내낼 수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더라. 나는 사물의 소통 방식에 대해 2년 동안 테스트를 해왔다. 다른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트위터 비즈니스센터 작동하기 어려울 것”

- 국내 서비스가 처음부터 영문 서비스를 준비한다면 글로벌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인터넷 서비스는 씨앗이다. 씨앗은 토양이 윤택한 곳에서 잘 자란다. 벤처는 새로운 DNA를 지닌 씨앗을 만들어내는 연구소이다.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하려면 미국의 참여자 없이는 안된다. 페이스북은 하버드라는 토양에서 자랐다. 하버드에서 나온 것이 중요하다. 그 브랜드의 파워가 존재한다. 성공의 배경에는 미국, 그것도 하버드라는 토양이 중요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각 국의 문화적 코드도 이해해야 한다.

한국의 리더십은? 내가 과연 페이스북만큼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토양이 성장해야 한다. 그때 해외의 유명한 전문가들이 국내 서비스에 들어오게 된다. 한국이라는 토양의 리더십이 성장해야 국내 서비스의 글로벌화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싸이월드 성공에 프리챌의 유료화로 존재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프리첼에 대해 조금 얘기를 하겠다. 앞서서도 얘기했지만 우리는 SI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만큼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서 미니홈피를 완성했는데, 2개 사와 파트너로서 공동으로 제작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한 곳이 프리첼의 외주를 받았다. 그 뒤 프리첼이 마이홈피를 출시했다. 우리 미니홈피를 그대로 베꼈다. 우린 소송을 걸 수밖에 없었다.

이 소송이 싸이월드를 널리 알린 계기가 됐다. 잘 알지 못하는 싸이월드가 당시 인터넷계를 주름잡고 있던 프리챌에 소송을 걸면서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물론 이후 소송에선 우리가 졌다.

SK 측은 프리챌을 인수하려 했었다. 하지만 사정으로 결렬됐다. 다른 업체를 물색하던 차에 싸이월드를 주목하게 된 것이고, 싸이월드를 인수하게 된 것이다. 지금 와서 얘기하는 것이지만 난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를 매각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 내부는 반반으로 갈렸고 나는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원래 SK 측은 프리챌을 인수하려 했었다”

- 싸이월드 도토리의 기획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합니다.
“도토리라는 네이밍은 경북 시골 출신인 내가 겨우겨우 우겨서 관철시켰다. 웬만해선 이렇게 고집 피우지 않는데 이것만큼은 집착이 생기더라. 도토리를 처음 선보였을 때 도토리 판매량은 20만원이었다. 그리고 둘째날 10만원으로 떨어졌다. 알아보니 다 아는 친구들이 사준 것이더라. 하지만 그 뒤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최근엔 하루 3억 2000만원까지 판매가 됐다."

“창업자는 단군 신화의 곰이다“

- 끝으로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벤처 창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절대 빚지지 마라. 펀딩을 못 받으면 서비스를 포기하는 것이 맞다. 문 닫아야 한다. 투사처럼 벤처하면 죽는다. 한국에선 펀딩을 못 받고 빚을 지고 투사처럼 벤처하면 재기를 못한다. 그런 점에서 창업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선 창투사가 많아져야 한다. 꾸준한 창업이 이뤄지기 위해 벤처의 성공으로 수익이 일 개인에게 집중되는 모델은 바람직하지 않다. 창업투자사가 많아져야 한다. 그 수익을 다시 창업하는 친구들에게 나눠줘야 한다.

창업자에게 가장 요구되는 덕목은 인내심이다. 나는 창업자를 단군신화의 곰에 비유한다. 쑥과 마늘로 버틴 곰, 100일이 되기 전 그 곰을 상상해봤나? 다음날 인간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막막한 상황까지 버티고 인내해야 한다. 성공은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 지난 뒤 갑자기 주어진다. 못 버티면 누구도 성공의 빛을 볼 수가 없다.

난 전날 죽을 만큼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다 어느날 버스에서 여고생들이 ‘너 싸이월드 아니’ ‘나도 해’라는 말을 듣고 그때서야 성공을 직감했다. 창업자에겐 인내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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