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신문보다 정확성·공정성 떨어진다?


"신속성과 더불어 시의성 측면에서는 전통 미디어의 경쟁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신문의 경우 카페/커뮤니티, 지식 공유 사이트, 게시판 등의 소셜 미디어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최민재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수용자 인식연구')

전통적인 저널리즘을 논할 때 미디어의 공정성과 객관성, 정확성은 빼놓지 않고 거론됩니다. 현대 주류 미디어는 이 세가지 요소를 저널리즘의 핵심으로 삼아 진화해왔습니다. 공정성과 객관성, 정확성은 저널리즘을 향한 윤리 의식, 현장에서의 꾸준한 훈련, 폭넓은 지적 교양 등을 필요로 합니다.

이들 전통 저널리즘의 3요소는 주류 미디어가 타 미디어와 차별되는 핵심 요소인 동시에 타 미디어와의 교류를 가로막는 장벽이기도 합니다. 신문과 방송 등은 이들 3요소를 언론이냐 아니냐를 나누는 잣대로 사용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죠. 아마추어가 주류 미디어로 진입하는 걸 억제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anyway. 일단 위 자료만 보면 블로그는 3대 요소에서 형편 없는 미디어로 인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공정성과 객관성에선 미니홈피에 이어 아래에서 두번째, 정확성도 겨의 게시판을 제치고 5위를 차지합니다. 대부분이 하위권을 맴돌고 있죠.

당장 이 결과만 보면 블로그는 미디어로서의 대안성, 물론 기존 주류 저널리즘의 잣대이긴 하지만, 은 기대하기도 힘든 미디어 플랫폼이 됩니다. 시각의 차별성 정도를 제외하곤 주류 미디어에 비해 월등하거나 특징적인 요소가 없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의  강점이랄 수 있는 전문성마저도 중간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블로그는 필터링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2009년 현재 국내 블로그 플랫폼에 개설된 블로그 수는 얼마나 될까요?

"2007년 전체 인터넷 이용자 중에서 40.0%가 자신의 블로그를 갖고 있었고, 2009년의 경우 그 비율이 42.9%로 증가하였다. 특히 18∼29세의 청년층에서는 자신의 블로그 개설비율이 75.0%로 나타나 대다수의 청년층 이용자들이 블로그를 개설하고 있었고, 이들의 타인 블로그 이용률을 보면 83.6%에 달하고 있다."(한국인터넷진흥원, 2007, 12; 2009, 재인용)
지난해 2월 콤스코어의 국가별 인터넷 이용자 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2725만명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42%면 1144만명 정도가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셈이죠. 1년 간 블로그 개설은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게다가 多블로그 인구도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1200만 개는 훨씬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많은 블로그를 두고 블로그 이용엔 대한 인식 조사, 특히 공정성, 정확성, 객관성과 같은 저널리즘 기능을 논한다는 건 구체성을 상실한 조사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자칫 이는 '인터넷은 공정성, 정확성, 객관성이 낮다'라는 명제와 유사한 수준의 공허한 문장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블로그의 저널리즘적 기능을 따지기 위해서는 질문이 변경되거나 접근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블로그를 소비하는 경로에 따라 위 요소에 대한 기능적 인식과 선호도는 차이가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필터링 시스템이 잘 갖춰진 <다음 뷰>를 통해 블로그를 소비하는 오디언스를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필터링 시스템이 배제된, 블로그 개별 이용에 대한 평가 지표는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런 경우 또 결과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1. (네이버, 구글) 검색을 통해 블로그를 접하는 부류
2. 트위터를 통해 블로그를 접하는 경우
3. RSS를 통해 블로그를 접하는 경우
4. 메타 사이트를 통해 블로그를 접하는 경우

저는 이 4가지 경우 서로 다른 인식의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블로그에 대한 공정성, 정확성, 객관성, 신뢰도 등에 대한 조사는 필터링 시스템을 거치고 난 뒤의 블로그 즉 필터링 시스템이 갖춰진 블로그 기반 소셜미디어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게 비교 대상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겹게 반복하는 얘기이지만 블로그는 그 자체보다 댓글과 트래백, 필터링 시스템 등 집단의 지혜와 지성이 어우려져 정화되고 수정되며 보강되면서 신뢰의 축으로 나아갑니다. 이런 프로세스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개별 블로그 하나하나는 그저 미니홈피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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